프롤로그: 나는 프로삽질러다

음악이 좋아서 5년째 지니뮤직 마케터로 일해왔다. 하루에 8시간 이상은 한 쪽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으며 좋아하는 곡은 100번이고 200번이고 반복해서 듣는 걸 멈추지 않았다. 좀만 덜 좋았으면 진작 관두고 어디라도 도망갔을 텐데.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 직장에서도 프로삽질러가 됐다.

2015년 계약직으로 지니뮤직에 입사했다. 내가 맡은 포지션은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인력'이었지만 몇 달 만에 '대체 불가능한 팀원'이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 2년 차가 된 후로는 본사와 그룹사에도 인정을 받게 됐다. 덕분에 지난 5년 동안 지니뮤직에서 기획자, 디자이너, 영상 제작자로 일하면서 내가 만든 콘텐츠들이 온·오프라인 곳곳에 쌓이게 됐다. 입사할 때는 팔로워가 5만 명에 불과했던 페이스북 계정이 이제는 100만 명이 보는 채널로 거듭났다. 기획부터 제작 광고까지 도맡아 하며 얻은 자신감과 역량으로 이 글을 쓰게 됐다.

돌이켜 보면 모든 게 '삽질'을 열심히 한 덕분이었다. 어려울 걸 알지만 그럼에도 도전하는 용기. 불확실한 와중에도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다시 또 팔을 걷어붙이는 끈기. 이것들이 내게 자신감과 성과를 불어 넣어주었다.

그런데 내가 삽질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만하라고 말렸다.

고작 일개 사원이 얼마나 대단한 걸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열심히 해서 뭐하게?

그런다고 월급 더 주는 것도 아니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삽질을 멈추지 않았다. 요지부동인 사람들 속을 어떻게 해서든 들여다보고 싶었고 음악을 마케팅하는 일을 좀 더 오래 하고 싶었다.

 

앞으로 나올 글들은 지니뮤직 마케터로 일하며 내가 했던 여러 가지 삽질에 관한 이야기다. 1)음악 회사의 마케팅이 궁금했던 분이라면 2)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일을 잘하고 싶은 1~2년 차 주니어 마케터라면 내 경험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