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찐 셀럽, 가상 인플루언서

[혁신을 주도하는 영국과 미국의 스타트업]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저자 정유진

: 이노베이션 디자이너
- 삼성전자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
- 엔지니어링에 관심을 갖고 런던 Royal College of Art와 Imperial College London에서 디자인 공학 석사를 전공
- 디자인 엔지니어 포지션으로 ROLI 라는 음악 기술 스타트업에서 제품 개발 관련 업무 진행
- 에뛰드의 매장 경험 설계 프로젝트로 'My lip bar'라는 립스틱 테스트용 기계를 런칭
-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키는 신발을 개발하는 'The future of Walking' 프로젝트 진행

 

아래 사진 속에 파스타를 먹고 있는 여성이 있습니다. 2020년 8월 기준, 약 250만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 릴 미쿠엘라(Lil Miquela)입니다. 모델이자 뮤지션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릴 미쿠엘라(이하 릴)는 인스타그램을 2016년에 '시작'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인스타그램을 통해 2016년에 '태어'났습니다.

 

©lilmiquela

무슨 뜻이냐고요? 릴은 진짜 사람이 아니라, 디지털로 제작된 가상의 인물이라는 뜻입니다. 마케팅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존재를 '가상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라고 합니다. 릴과 같은 가상 인플루언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패션 브랜드와 뷰티 업계의 주된 마케팅 전략이 되었습니다. 릴 역시 럭셔리 브랜드인 샤넬, 프라다 등의 모델로 활동하며 살아있는 셀럽 못지않게 폭발적인 광고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릴은 어떻게 럭셔리 브랜드의 모델이 될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250만 명의 팬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릴이 성공적인 가상 인플루언서가 된 방법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캐릭터나 마스코트 등 실재하는 사람이 아닌 가상 인플루언서를 효과적으로 만들고 운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드리려 합니다.

'진짜'보다 더 강한 '가짜'

릴은 미국 AI 스타트업 브러드(Brud)가 마케팅 수단으로 만든 캐릭터입니다. 릴의 프로듀서들은 릴에게 '19세', '여성', '브라질계 미국인', '모델이자 뮤지션' 등의 정보 값을 주었습니다. 이렇듯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 때는 나이나 키, 헤어 스타일, 관심사 등을 부여해줍니다. 페르소나(정체성)를 입히는 것이죠. 외적, 내적 정보를 세밀하게 설정할수록 그 캐릭터는 입체적이고 실재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