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모르게 마음 불편해지는 매장의 공통점

저자 정도성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행동의 패턴을 분석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서비스마케팅 전략 수립과 교육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탁월한 고객경험을 만드는 조직문화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삼성전자, 삼성서울병원, 삼성생명, 신한은행 등 다양한 기업들과 함께 일을 해왔습니다. 삼성생명과 멀티캠퍼스에서 근무했고, '최고의 서비스 기업은 어떻게 가치를 전달하는가'를 썼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20.07.13]


몇 해 전 가슴 쪽에 통증이 느껴져서 큰 병원을 찾았습니다. 제 증상을 이야기하면서 '심장이 안 좋은 것 같다'라고 얘기하자, 의사는 '피식' 웃으면서 "그거는 심장이랑 상관없어요"라고 면박을 주었습니다. 간단히 몇 가지 물은 후, "별다른 이상이 없네요"라고 말하고 나서는 금방 저에게서 시선을 돌려 모니터를 바라보았습니다. 어느 진료과를 가야 하는지 더 물어보고 싶었으나, 민망한 마음이 들어 그냥 나왔습니다. 

 

그 후로는 몸이 아플 때마다 동네 병원을 갑니다. '30분 대기-3분 진료'는 비슷하지만, 훨씬 더 마음 편히 제 증상과 걱정에 대해 '나의 언어'로 상세하게 말할 수 있거든요. 뭘 잘 모르는 소리를 하더라도 다 들어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병원이다 보니 여기서 모든 검사를 다 받지는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가야 할 진료과를 정확하게 파악하기에는 동네 병원이 더 낫습니다.

 

병원 얘기로 시작한 이유는 이 아티클이 '고객 경험'을 다룰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사의 태도에 불편함을 느꼈던 저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도 매장 직원들과 대화하는 중에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 얘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을 자르고 귀찮다는 듯 자기 얘기를 한다든가, 고객의 물음에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면 고객은 자신의 문제를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그럼 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다른 매장을 찾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