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리더십이란? 팀장의 역할이 궁금한 관리자를 위한 글
-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고 싶지 않은 평화주의적 성향의 관리자: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싶지만 감정 소모는 최소화하고 싶은 분이라면 잘 찾아오셨습니다. 갈등 없이 논리적이며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담았습니다.
- 90년대생들의 개인주의적인 소통방식과 맞추고 싶은 관리자: 요즘 직원들은 애사심이 없다고요?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이유가 바뀌었을 뿐입니다. '자신의 성장'처럼요. 기존의 회사에서 통용되던 상명하복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아티클입니다.
'개좋은' 팀장님에게 직접 물어봤다! 후속편에서 독자분들과의 Q&A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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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민선
에듀테크 기업 마케팅 팀장.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습니다. > 프로필 더 보기
실무자였을 때와는 달라진 '팀장의 역할'
안녕하세요, 승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중간관리자가 되셨군요. 편의상 '새팀장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새팀장님, 관리할 팀이 생겨서 마음은 어떠세요? 팀원들은 맘에 드시나요? 저는 이 아티클에서 '새팀장님께 필요한 기술'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해요.
중간관리자가 되셨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술이 필요합니다. 혹시 슈퍼마리오 게임 해보셨나요? 레벨업 후 '디디디딩' 소리와 함께 몸이 커지면 캐릭터가 할 수 있는 것도 달라지죠? 현실에서도 비슷합니다. 승진하면 다른 무기를 써야 합니다.
이제부터 나만 잘해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팀이 잘해야 합니다. 이전에는 '시키는 일 빨리 처리하기', '보고서 잘 쓰기' 같은 생산자 역할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일 잘 시키기, '커뮤니케이션 잘하기' 같은 관리자 역할의 비중이 늘어납니다.
다른 때보다 더 중요해진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 같은 경우 '우리 팀에 있는 사람들은 나라는 개체의 연장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감정 소모가 적더라고요. 일 못 하는 팀원 B는 골칫거리 팀원이 아니라 운동신경이 무딘 나의 다리 한쪽입니다. 맘대로 안 움직이는 나의 다리가 원망스럽지만, 그렇다고 다리를 혼내고 괴롭혀야 할까요? 어떻게든 제 기능을 하도록 도와줘야겠죠. 하나씩 차근차근히요. 그렇게 팀원의 실력이 는다면, 팀원뿐만 아니라 팀 전체와 팀장도 이익을 보게 됩니다.
팀원과 팀장의 소통이 중요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소통이 안 되면 머리, 몸, 팔, 다리가 따로 움직이는 고장 난 팀이 되어버리니까요.
팀장의 역할 점검 1: 팀원들이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팀장인가?
새팀장님이 팀원을 불렀을 때, 그 팀원의 얼굴 표정은 어떤가요? 혹시라도 불안하거나 '내가 뭔가 잘못했나?' 같은 느낌은 아니겠죠?
예전에 옆 부서 C팀장님은 늘 화난 표정이었는데, 그래서인지 팀원들이 요청할 일이 있어도 너무 무서워서 한참 주저하더라고요. 팀원들이 계속 퇴사하는 바람에 곤혹을 느끼다가, C팀장은 결국 사람을 관리하는 업무에서 제외되었어요. 알고 보니 팀원들의 퇴사 사유가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C팀장의 업무지시 방법 때문이었거든요.
팀원들이 아무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 팀을 이끄는 중간관리자는 조직에서 살아남기 힘듭니다.* 조직에 오랫동안 남아있으려면 언젠가는 중간관리자가 되어야 하니까요.
* 관련 기사: 퇴사 사유 1위는 '상사', 직장인 90%는 "퇴사 고민한다" (2019.6.27)
그렇다면 팀원들이 가고 싶은 팀은 어떤 팀일까요? 마음이 편안하며 성과도 잘 나오는 팀이겠죠. 사람들은 대부분 '위기상황'이라고 생각할 때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은 넓은 시야를 갖고 관련 없어 보이는 개념들의 연결고리를 발견할 때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팀이 정말 문제 상황이 아닌 다음에는 대부분 편안하고 긍정적인 정서가 유지되는 것이 좋습니다.
* 관련 글: 정서와 창의성: 조직 장면에서의 정서 경험이 창의적 행동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다수준 분석 (기초학문자료센터, 2011.5)
제가 말씀드리는 편안하고 긍정적인 정서란, 늘 하하호호 하는 것이 아닙니다. 솔직한 의견을 내도 괜찮다는 신뢰감과 일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적당한 긴장감이 바닥에 깔려 있는 분위기입니다. 업무 요청이나 질문은 물론이고, 본인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도 바로 팀원들에게 알릴 수 있는 문화입니다.
팀마다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같은 상황이어도 어떤 팀은 얼굴에 미소가 있고 어떤 팀은 얼굴에서 짜증이 느껴집니다. 팀의 분위기는 대체로 팀장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새팀장님의 임무는 막중합니다. 어려울 때 서로를 보며 힘을 낼 수 있는 팀과 짜증만 주고받는 팀의 성과는 다를 테니까요.
보통 널럴한 팀은 편하지만 성과가 안 나고, 빡센 팀은 힘들지만 성과가 잘 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보시죠. 선생님이 무서우면 성적이 잘 나오고, 선생님이 너그러우면 성적이 안 나왔나요? 선생님의 교수법이 탁월하고 아이들을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면, 학생들도 선생님의 의견을 존중하고 반 분위기도 좋고 결과적으로 성적이 높아집니다. 팀의 성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편안하고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일할 경우,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 실수에 대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문제가 생긴 초창기에 대처를 하면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강압적인 분위기의 팀이라면, 팀원이 혼날까 봐 잘못을 했을 때 자기 선에서 해결이 안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해보려고 애쓰다가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분위기의 팀에서는 보고가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문제 발생 초기에 해결이 가능합니다.
- 바텀 업(bottom-up) 방식의 의견 개진이 원활하다: 팀장이 팀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인정하면, 소통이 점점 더 원활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팀장이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을 팀원이 먼저 챙겨주어서 일 진행이 더 빨라지고, 윗선에서 결정된 사항일지라도 실무 단계에서 결함이 예상될 경우 진행 중에도 빠른 피드백을 받고 방향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 팀원에게 업무가 위임되어 팀장의 부담이 줄어든다: 팀원들이 주체적으로 일할수록 팀장을 거치지 않고 팀원들끼리 알아서 일을 진행하는 범위가 늘어납니다. 모든 업무사항은 메신저와 이메일에 공유되므로 팀장은 관망하다가 도움을 요청받거나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만 나서서 처리하면 됩니다.
팀장의 역할 점검 2: 팀의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는가?
오너가 아닌 이상 아무리 팀장이라도 팀원의 다음 달 급여를 올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건 팀장의 권한 밖이니까요. 하지만 팀원의 스트레스는 바로 줄여줄 수 있습니다. 그게 팀장의 역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