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는 꼭 남자한테 받아야 할까?

※ [잘나가는 뉴욕 스타트업]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저자 김종현

실리콘 밸리에서 북미 모바일 앱 스타트업들을 만나 그로스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일을 합니다. 본사 근무 이전에는 한국 지사에서 국내 스타트업들과 동일한 고민을 함께 해왔습니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스타트업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하며 성공하는 스타트업들의 그로스 전략과 실행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TV 광고에 한 여자가 나온다. 여자의 손에는 작고 소중해 보이는 상자가 들려있다. 상자의 고급스러운 재질과 여자의 표정을 보니 저 안에 뭐가 들었을지 대충 짐작이 된다. 상자를 여니 역시나 반지가 있다. 광고는 연인의 행복한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대부분의 쥬얼리 브랜드 광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쥬얼리는 오랫동안 '특별한 날 연인에게 받는 선물'로 정의되어왔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하는 걸까? 남자들이 쥬얼리를 선물해 주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려야 하는 걸까? 내 돈 내고 사면 되는데! 이런 반발심에서 시작해 쥬얼리에 대한 오랜 고정관념을 깬 스타트업이 있다. 최근 뉴욕과 북미 지역 밀레니얼 여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메쥬리(Mejuri)가 그 주인공이다. 메쥬리는 업계의 일반적인 전략을 뒤엎고 매년 5배 이상 성장이라는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쥬리는 어떤 기업일까?

메쥬리는 2015년 런칭되었다. 창립자이자 현 CEO인 노우라 사키하(Noura Sakkijha)는 3대가 쥬얼리 업계에 종사한 집안에서 자라 자연스럽게 쥬얼리 브랜드를 만드는 꿈을 꾸게 됐다. 노우라는 MBA 졸업한 후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메쥬리를 런칭했다.

 

그녀가 창업할 때 주목한 부분은 양극화된 쥬얼리 시장이다. 한쪽 극단엔 '특별한 날 받고 싶은, 매우 비싼 파인 쥬얼리* 브랜드'가 있고, 다른 극단엔 '한때 잠깐 유행하는 저렴한 브랜드'가 있었다. 노우라는 그 사이에 빈 공간이 있다고 느꼈다. 노우라는 그 빈 공간에 '좋은 퀄리티, 합리적 가격의 파인 쥬얼리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