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즈 마케팅, 빛 좋은 개살구인가요?

※ [잘나가는 뉴욕 스타트업]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저자 김종현

실리콘 밸리에서 북미 모바일 앱 스타트업들을 만나 그로스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일을 합니다. 본사 근무 이전에는 한국 지사에서 국내 스타트업들과 동일한 고민을 함께 해왔습니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스타트업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하며 성공하는 스타트업들의 그로스 전략과 실행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쇼핑을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로 생각하는 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테슬라(Tesla) 구매를 통해 트렌디하면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운전자이고 싶어 하고, 임파서블 버거(impossible burger)*를 먹는 인증샷을 올리며 동물 복지를 생각하는 개념인이 되고 싶어하기도 한다. 즉, 내가 소비하는 것으로 내가 누구인지를 표현한다.

* 식물성 단백질을 기반으로 만든 대체육 패티를 이용한 버거. 동물 복지 등의 이유로 채식을 시도하는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19년에 발표된 한 쇼핑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의 66%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제품을 더 비싸게 살 용의가 있다고 했다.* 이처럼 브랜드들이 추구하는 '코즈(cause, 대의·명분·가치)'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 관련 보고서: The State of Fashion 2019 (McKinsey&Company, 2019)

 

사실 패션 업계에서 코즈 마케팅은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도 꾸준히 환경 보호 메시지를 전해왔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탐스(Toms) 신발도 코즈 마케팅을 시도했었다. 탐스는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빈국의 아이들에게도 한 켤레가 기부되는 시스템으로, 한때 사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탐스는 충격적이게도 2019년에 파산했다. 좋은 대의를 앞세운다고 무조건 성공하진 않는다는 걸 보여준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