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만 가서는 '남들만큼' 살 수 없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3월에 발간된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 저자 제현주는 맥킨지(Mckinsey)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일했고, 현재는 벤처캐피털 옐로우독(YellowDog) 대표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전자책 출판 협동조합인 롤링다이스(Rolling Dice)를 창립해 새로운 일의 방식을 경험하기도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 내가 하는 일이 가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생계를 유지하면 좋겠다.

청년들이 주로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본 구절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일을 통해 바라는 바가 가장 잘 표현된 구절이 아닐까. 일을 통해 재미를 느끼고, 그러면서 사회적으로도 공헌하며, 최소한의 경제적 보상을 누리고픈 마음이 드러난다.

 

더 이상 핑크빛 미래를 꿈꾸기 어렵다는 요즘 청년들이지만 일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과거와 그리 다르지 않다. 아마도 각각에서 기대하는 정도가 다를 뿐이리라.

 

고성장 시대 한복판이었다면 '나는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싶다. 동시에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다. 그러면서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정도로 말했을 것이다. 앞의 셋과 뒤의 셋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다만 눈높이가 낮아지고 표현이 소박해졌을 뿐.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청년 세대는 일이 내 꿈을 실현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교육받으며 자라왔다. 직업이 그저 먹고살기 위한 방편이라고 생각하는 청년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일에서 가슴 뛰는 흥분을 느끼고, 직업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미치도록 열정을 갖고' 일하는 것. 그것이 대부분의 머릿속에 있는 성공의 모습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실제 그런 직업을 누리는 이는 드물고, 실제로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무언지 알고 있는 사람도 흔치 않다. 그리고 운이 좋아(아니, 어쩌면 운 나쁘게도) 그걸 안다고 해도 그 일에 모든 것을 거는 일은 위험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