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에 대한 관점: 개입 vs. 방임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11월에 발간된 <네이키드 애자일(Naked Agile)>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재구성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의 현실을 보자. 우리나라에서 생존하는 스타트업은 대부분 스케일업(scale-up) 과정에서 그들이 그토록 바라는 '자유'를 버리고 전형적인 통제 중심의 대기업 시스템을 도입한다.  

 

겉으로 자율과 책임 문화를 추구한다는 성장 기업의 내면에는 규모가 커지면서 으레 찾아오는 혼란, 무질서, 비효율, 집단 갈등으로 인한 집단 퇴사 등의 심각한 조직 이슈가 고질적 문제로 자리하고 있다. 대기업 역시 사내 벤처 운영, 조직문화 혁신에 대한 부분적 실험 등을 오래 전부터 수행해 왔으나 대부분 기대한 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다시 회귀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왜일까.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원인은 애자일 경영, 그 중에서도 문화적 프레임으로 가장 보편적인 '자율과 책임' 시스템을 조직에 이식시키려 할 때 '자율'에 대해 조직 리더와 구성원이 갖는 휴리스틱스(heuristics)* 혹은 인지적 편향**이 동시다발적으로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 불확실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풀기 위해 사용하는 주먹구구식 셈법이나 직관적 판단.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정신적 지름길이긴 하지만 늘 옳지 않고 때로는 치명적 오류를 초래한다.

** 휴리스틱스, 예측 가능한 패턴을 따르는 사고 방식에 의해 벌어지는 체계적 오류

 

신뢰, 자율, 창발, 혁신, 실패 권장 등의 매력적인 단어들은 원래 그 개념의 본질이 조직 리더와 구성원에게 닿기도 전에 '연상적 활성화(associative activation)'와 '감정 휴리스틱(affect heuristic)',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등에 의해 왜곡되어 퍼진다.  

 

다음 두 가지 사례를 통해 구성원과 리더가 받아들이는 '자율'의 개념 차이를 알아보자. 우선, 구성원의 인지적 오류부터 살펴보자. 자율과 책임을 표방하는 P기업 인사팀에서 정기 주간 업무 공유 및 논의를 위한 회의에서 실제 벌어진 일을 일부 각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