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리즘은 끝났다: 포스트 테일러리즘 '애자일'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11월에 발간된 <네이키드 애자일(Naked Agile)>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재구성했습니다.

그렇다면 애자일은 과연 새로운가? 사실 그렇지 않다. 이미 1990년대부터 시작돼 2000년대 초반 '애자일 선언'이 나왔고 이후 다양한 적용 사례가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개발 조직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자발적으로 확산돼 왔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애자일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2년 사이의 일이다. 현재의 유행과 확산 바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애자일 방법 자체보다는 오히려 애자일이 가진 메타포(metaphor)와 맥락(context)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대적 의미의 '기업'과 이를 관리하는 '경영'이라는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진 이래로 지금까지 매우 다양한 경영 방법론이나 기법들이 소개됐지만 실상 이들을 관통하는 패러다임은 단 하나, '테일러리즘(Taylorism)'이었다. 

 

과학적 관리법이나 합리주의 경영이라고도 불리는 테일러리즘은 '효율'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이를 위한 강력한 통제와 명령, 규율, 경쟁을 강조해 오면서 그동안 꾸준히 '정상 경영(normal management)'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21세기를 맞이하고도 거의 20년이 더 지난 현재 테일러리즘의 수명은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인들이 근 한 세기 이상을 지배한 패러다임이 더 이상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다주지 않고 조직 구성원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한 시대의 지배적 패러다임이 더 이상 현실세계를 온전히 설명하거나 반영하지 못할 때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요구는 강해진다. 지금의 '애자일 열풍'은 바로 그 과정에서 촉발되었다. 

 

패러다임의 본래 정의에 비추어 보거나 '애자일 방법론'이 명명된 역사적 맥락을 들여다보아도 애자일은 그 자체로 독립된 실체라기보다 테일러리즘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경영 철학, 사고, 개념과 도구의 연결을 상징하는 '포스트 테일러리즘(Post Taylorism)'의 메타포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