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리더가 되는 첫걸음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11월에 발간된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일을 잘하고 싶고, 높은 연봉을 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스트레스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않도록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인간을 이롭게 하겠다는 선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가꾸어 나가야 한다. 즉, 인성을 갈고 닦아야 한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이노우에 히로유키는 자신의 책 <배움을 돈으로 바꾸는 기술>에서 다음처럼 말했다.

지금 종사하는 분야와 관련된 공부부터 하십시오. 그러나 그 최종점은 '인간을 이해하는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 분야의 공부를 한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을 이해하는 공부란 자신 외에 타인을 아는 공부이기도 합니다. 사회 각계각층의 저자와 일해 본 어느 경험 많은 편집자의 말에 의하면,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높은 곳에 도달한 사람은 예외 없이 인성이 좋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인성을 가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노우에의 말처럼 자신 외에 타인을 아는 공부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어떻게 타인을 아는 공부를 한다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내가 만난 수많은 커뮤니티 리더들을 통해서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커뮤니티 리더들에게 왜 주말에 무료 강연을 하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질문에 열심히 답변을 다는지 물어보았다. 커뮤니티 리더들은 대부분 이렇게 답했다.

고마워서요. 저도 초보 시절에 커뮤니티 게시판에 많은 질문을 올렸거든요. 그때 얼굴도 모르는 선배 커뮤니티 리더들이 일일이 답변해 주고 가르쳐 주었어요. 이제 제가 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야 할 차례인 것 같아요. 말하자면 마음의 빚을 갚는 거죠.

물론 모든 커뮤니티 리더가 이런 선한 의지로 커뮤니티 공부를 지속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크게 성장한 커뮤니티 리더의 대부분은 세계 어딜 가나 이와 비슷한 답변을 해서 나를 감동하게 하고 또 놀라게 했다.

 

커뮤니티 안에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고 또 도움을 주면서, 때로는 사람들 간의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 관한 공부가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다.

 

요즘 같은 각박한 세상에 이렇게 순수한 답변을 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일한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모두 나와 같은 일을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이라도 순수하고 선한 의도로 커뮤니티 공부를 시작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인생을 보는 관점이 바뀌고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인 '좋은 인성'을 연마할 수 있다.

알려주는 공부는 힘이 세다

우리가 초·중·고, 대학을 거치면서 한 공부를 떠올려 보라. 대부분 선생님이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그것을 달달 외우는 공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식의 공부법은 공부한 내용을 기억하는 데 있어 가장 비효율적이다.

 

1950년대 러시아의 인공위성(스푸트니크호, Спутник-1) 발사에 충격받은 미국은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공부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연구 끝에 '학습 피라미드'라는 이론을 만들었다.

ⓒ더메이커학습 피라미드를 보면 수업 듣기의 기억률은 5%, 홀로 책 보기의 기억률은 10%, 남 가르치기의 기억률은 90%다. 이처럼 남 가르치기는 수업 듣기보다 무려 45배에 달하는 기억률을 보였다.

 

그렇다면 남 가르치기는 어떻게 학습 기억률을 높이는 것일까? 첫째, 어떤 개념을 설명하거나 전달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고 준비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준비 과정에서 복습과 연습의 기회를 얻게 되어 기억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수업을 듣는 학생은 1시간만 공부하지만 선생님은 어떤가? 가르칠 내용을 먼저 이해하고,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고, 또 자료를 만들면서 한 번 더 공부한다. 가르치는 과정에서 수없이 복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둘째, 남을 가르칠 때는 말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말로 설명하면, 듣기만 할 때보다 뇌의 여러 부분을 동시다발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뇌의 많은 부분을 동시에 사용하는 만큼 기억력은 향상된다.

 

실제로 혼자 공부할 때는 잘 이해가 안 가던 내용도 남에게 설명하다 보면 이해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내가 어떤 부분을 잘 모르고 있는지도 단번에 알 수 있다. 말로 설명하면 듣기만 할 때보다 뇌의 여러 부분을 동시다발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게 되어 학습효과가 높다.

 

셋째, 남을 가르치다 보면 이전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의문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혹은 다른 사람이 하는 질문을 들으면서 자신 또한 그러한 질문이 생기기도 한다.

 

내 경우 본사 회의에 참여할 때, 이런 경험을 많이 한다. 회의는 주로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지는데, 회의 초반에는 딱히 질문거리가 떠오르질 않는다. 그러다 유럽이나 미국 등, 질문이 일상화된 직원들의 질문을 듣다 보면, '그러게, 그건 왜 그런 거지?' 하며 뇌가 활성화되는 느낌을 자주 받게 된다. 문제해결을 위해 뇌에서 지식화학 작용이 일어나 논리 회로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기억력도 훨씬 향상된다.

 

남 가르치기를 다른 말로 바꾸면, '서로 설명하기'이다. '서로 설명하기' 학습법을 가장 잘 이용하는 민족은 유대인이다. 유대인은 '하브루타(chavruta)*'라는 서로 설명하기 학습법을 어려서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익힌다. 유대인은 아이들이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게 함으로써 소통의 달인이자 공부의 달인으로 키워낸다.

* 나이, 계급, 성별에 관계없이 두 명이 짝을 지어 서로 논쟁을 통해 진리를 찾는 학습법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가르치며 배우는 커뮤니티 공부는 하브루타에 가장 근접한 공부법이다. 커뮤니티에서 어떤 주제를 정하면 회원들은 다른 회원에게 자신이 가진 지식을 나눠주기 위해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공부하고 정리한다. 또한 발표 자료를 만들면서 복습한다. 그리고 발표하면서, 즉 말로 설명하면서 뇌의 여러 부분을 동시다발적으로 활용하며 한 번 더 공부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발표를 마치고 나면 모든 방향에서 질문이 쏟아진다. 다양한 사람이 모인 커뮤니티다 보니 질문이 어디에서 어떻게 나올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질문에 답변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뇌의 지식화학작용이 더욱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커뮤니티 공부야말로 지식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공부법인 것이다.

함께 공부하는 커뮤니티의 힘, 네트워크

사실 커뮤니티 공부가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어디에서도 쉽게 만들 수 없는 인적 네트워크 때문이다. 커뮤니티는 특정한 주제 아래 만들어지기 때문에 주제에 관심 있거나 열정 있는 사람이 자연스레 모인다. 순수하게 그 분야에 관심이 있어 참여하는 학생도 있지만, 이미 그 분야에서 실무를 맡고 있거나, 사업하고 있는 사람이 최근의 기술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외국 기업, 그리고 IT 업계나 스타트업은 대규모 공개 채용을 하지 않는다. 대신 상시 채용을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도 공개 채용은 줄이고 상시 채용을 선호하는 추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2월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공개채용 폐지'를 선언했다. '수시채용'만으로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얘기다. 올 7월에는 SK그룹도 공채를 없앤다고 발표했다. 다만 취준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2~3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완전 수시채용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처럼 기업들이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이유는 일자리 규모가 줄어든 때문이기도 하고, 해당 직무에 꼭 맞는 직원을 필요한 시기에 채용하여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수시채용이 확대되면, 인적 네트워크가 더욱 중요해진다. 자신의 가치와 능력, 그리고 인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 구성된 좋은 네트워크를 많이 가질수록 좋은 기회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힘이 되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광고업계에서 IT 업계로, 그리고 영화계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정근욱 부사장을 소개하고 싶다.

사실 광고 만드는 일, 외국계 기업의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일, 그리고 지금 하는 영화 만드는 일은 매우 다르죠. 아마, 저 혼자 맨땅에 헤딩하면서는 못 했을 것 같아요. 커뮤니티에서 오랜 기간 아무런 사심 없이 만나고 같이 공부한 선배들이 있으니 겁 없이 뛰어들 수 있었고 또 그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었죠.

정근욱 부사장은 대전에서 고등학교에 다녔다. 어릴 때부터 막연히 영어가 좋았다고. 대전에서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조직된 영어 회화 서클을 시작으로 대학에 와서도 열심히 커뮤니티 활동을 했다. 특히 대학에서 활동했던 영어 회화 동아리는 서울 시내 대학 연합 동아리였는데, 여러 대학에 다니는 다양한 학생이 모였다.

 

영어가 재미있다는 순수한 이유로 모였기 때문에 서로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받고 발표회도 하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선배 중에는 '오성식 생활영어'로 유명한 오성식 씨도 있었고, 장수천 코넬대(Cornell University) 교수도 있었다고. 그런 선배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역량이 길러져 LG 애드를 거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임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저는 커뮤니티에서 항상 발표를 먼저 하는 편이었어요. 발표해야 하니 더 많이 공부하게 되고, 또 열심히 지식을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생겨나더라고요. 이런 게 습관이 되다 보니 회사에 들어가서도 똑같이 했어요. 어디에서든 지식을 나누면서 내 지식이 정리되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지식을 나누다 보면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한 뼘씩 성장하는 경험도 많이 했고요.

특히 커뮤니티에서 만난 좋은 동료와 선배가 지금의 그를 있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LG 애드에서 광고 만드는 일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도, 마이크로소프트의 MSN* 사업부로 옮길 때도, 영화 업계로 이직했을 때도 모두 커뮤니티에서 만난 선배의 길을 따라갔다.

*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이자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

 

성공한 사람들이 모두 멋진 꿈과 비전을 스스로 만들어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이렇게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내 꿈은 무엇이지?'라고 막연하게 고민만 하지 말고 커뮤니티에서 재미있고 신나는 영역의 공부를 열심히 하다 보면 꿈이 생겨나기도 하고 뚜렷해지기도 한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여러 영역을 융합하는 능력은 결국 커뮤니티라는, 오랫동안 함께 성장해온 네트워크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 부사장은 명리학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원래 불완전하게 태어난다고 해요. 그래서 내게 없는 것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가 인생의 핵심 질문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타고난 내 것을 어떻게 운용하여 내게 없는 것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해요. 그러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먼저 나누어야 해요. 그때 놀라운 마법이 일어나는 거죠.

커뮤니티 리더십으로 '나만의 스토리' 만들기

돈을 버는 것, 자기 앞가림을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이렇게 말하면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냐?",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고 어릴 때부터 죽어라 공부하는 것 아니냐?"라며 따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방법이 잘못 됐다는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마찬가지로 돈도 벌어본 사람이 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오랜 기간 공부만 한 사람은 자신이 무슨 재능이 있는지, 그 재능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남들도 쌓을 수 있는 고만고만한 스펙을 열심히 쌓지만, 막상 다른 사람과 차별화할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프로그래머 생활을 하다 지금은 삼성전자 삼성 리서치 데이터 인텔리전스 랩(data intelligence lab)에서 근무하는 임백준 상무를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행복한 프로그래밍>,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 <폴리글랏 프로그래밍> 등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라면 한 번쯤 들어봤거나 읽어본 적 있는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며, 팟캐스트 <나는 프로그래머다>로 오랫동안 커뮤니티와 소통하던 커뮤니티 리더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에 2년 전에 들어왔는데, 그동안 신입공채 면접관을 종종 했습니다. 지원자의 스펙이 하나 같이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치열하게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구별이 잘 안 돼요. 다들 스펙이 비슷비슷하게 좋은 거죠. 사실 스펙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활동이 지원하는 업무와 연관성이 있으면 더 좋아요. 특이한 회사에서 인턴 근무를 한 경험이라든지, 커뮤니티 활동이라든지, 해커톤(Hackathon)*이라든지 뭔가 자기 스토리가 있는 친구에게 눈이 가고 기회를 주게 되더라고요.

*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프로그래머나 그래픽 디자이너,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자, 프로젝트 매니저 등이 집중적으로 작업을 하는 소프트웨어 관련 프로젝트

앞에서 커뮤니티 공부의 시작을 선한 목표 설정이라고 했다. 또한, 이 목표가 자신의 흥미, 의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만약 나이가 다소 어리고, 당장 생계를 책임져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흥미'를 기준으로 커뮤니티 공부 목표를 삼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왜냐하면 흥미가 생겨 공부하는 것은 특정 시기와 상황이 아니면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흥미를 쫓아 공부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인생의 후반기로 갈수록 그 깊이와 넓이에서 차이가 난다. 흥미를 쫓아 커뮤니티 공부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삼성전자 임백준 상무가 강조한 '자기 스토리'를 탄탄하게 하는 방법이다. 앞으로 개개인이 가진 스토리의 힘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당장 취업 인터뷰만 하더라도 옆에 있는 고만고만한 경쟁자들과 무엇이 다른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앞으로 경쟁해야 할 상대가 인간은 물론 AI, 스마트한 로봇 등이라는 것이다. 시험 성적, 수학, 영어 혹은 상식,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 등으로는 AI나 스마트한 로봇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들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내가 태어나 지금 이 시각까지 살아온 이야기, 즉 자신의 스토리다. 그 스토리가 다른 사람과 차별돼야 함은 물론이다.

 

자신의 흥미를 따라 커뮤니티 공부를 한 내용을 이력서에도 넣고 자기소개 시간에도 이야기하길 바란다. 다만, 자신의 이야기를 면접관이 듣고 싶어 하는, 즉 해당 회사나 조직에서 필요한 역량으로 각색하는 기술은 필요하다.

 

앞서 내가 대학 졸업 후 벤처 창립 멤버가 되었다고 얘기했다. 공대생도 아니고 인터넷 기술도 모르는 내가 가진 유일한 장점은 대학교 영자 신문사 국장을 해 본 경험이었다. 즉, 콘텐츠를 만들어 본 경험이었다. 바로 그 경험 덕분에 대학생 웹진의 콘텐츠 담당자가 되고 IT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시아 리전(region) 매니저가 됐다.

커뮤니티 리더십으로 똑똑한 퇴사 준비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퇴사를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 없는 퇴사는 십중팔구 후회를 부르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김철 엑셀(Excel) 전문가의 사례를 들려주고 싶다.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를 나가본 사람들은 활주로를 따라 배치된 수많은 작은 등들을 따라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김철 전문가는 이 항공등화(航空燈火)를 전문으로 다루는 중소기업의 부장이었다.

 

대부분의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만 집중할 때 그는 다른 곳에서 지적 호기심이 생겼다. 엑셀로 하는 기본적인 업무는 누구나 어느 정도 공부하면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수만 개의 항공등화를 엑셀을 이용해 어떻게 하면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며 공부를 거듭했다. 그러다 온라인 엑셀 커뮤니티를 찾게 되었고, 그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공유하며 커뮤니티 리더가 되었다.

 

자신이 공부하면서 배운 지식을 나누다 보니 그의 엑셀 실력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다른 직원들이 회사 업무를 온종일 할 때 그는 반나절이면 끝낼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쯤에서 지적 호기심을 멈추었겠지만, 김철 전문가는 달랐다. 다른 업계에서는 엑셀의 어떤 부분을 궁금해 할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무료 강의를 시작했다. 그것도 무려 4~5년간을.

 

그러면서 자신이 배운 것, 강의를 통해 깨달은 것을 엮어 엑셀 전문 서적도 여러 권 냈다. 그러자 그의 인지도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기저기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했다. 회사에 다니며 모든 강의 요청에 응하기 어려운 시점에 이르자 과감히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회사를 나오기 전에는 저도 불안했지요. 모두 그렇잖아요. 나를 보호해주는 회사라는 방패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걱정 안 할 수 없지요. 하지만 막상 나와 보니 내가 왜 이제야 나왔을까 후회되더라고요. 내가 열심히만 하면 정말 넓은 시장이 있더라고요. 내가 한 만큼 보상도 크고.

물론, 김철 전문가가 오랜 기간 커뮤니티 리더십으로 인지도와 실력을 쌓아왔던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바탕 위에 퇴사하여 전문 강사가 되었을 때 정말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반짝하고 마는 성과가 아니었다. 매년 매출이 배 이상 성장하여 현재는 대기업 연봉의 2~3배는 거뜬히 벌 정도로 그의 강의는 인기 있다. 커뮤니티 리더십을 통한 공부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가 전문으로 하는 엑셀은 혁신적인 기능을 계속 추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전망이 밝다. 파워 쿼리(Power Query)라는 기능을 통해 최근 핫 트렌드인 빅데이터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고, 차트와 이미지 등 시각화도 손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시간 나면 학생들을 위한 무료 강의를 할 때가 있어요. 지방 대학생들을 보면 현실 감각이 너무 부족해요. 모든 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반면에 서울 학생들은 너무 어렵게 생각해서 과감하게 나서지 못해요. 커뮤니티 안에서 전문가의 조언도 듣고, 또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어 돕기도 하는 커뮤니티 리더십을 기르면 훨씬 쉽고도 빠른 길로 갈 수 있는데, 그런 도전을 하지 않는 게 안타까워요.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여 현재는 엑셀 전문가로, 빅데이터 전문가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그. 몰려드는 강의 요청, 도서 집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의 소원은 일주일에 5일만 일하는 것이라고. 늘어나는 매출만큼 그의 영향력도 쑥쑥 커가고 있다.

 

회사에 다닐 때는 물론, 다니지 않을 때도 늘 커뮤니티 리더십을 갈고 닦으면 평생직장보다 좋은 평생수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