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뇌로 완성된 자연주의 화장품 '록시땅'

최근 5년간 록시땅의 주가 추이 ©Google프랑스의 자연주의 화장품 기업 '록시땅(L'Occitane)'은 양쪽 뇌를 가졌다. 오른쪽 뇌(감성)는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인 올리비에 보송(Olivier Baussan), 왼쪽 뇌(이성)는 CEO인 라이놀트 가이거(Reinold Geiger)다.

 

보송과 가이거가 동업을 시작한 1994년에는 매장이 세 군데뿐이던 로컬기업 록시땅은, 오늘날 100개 국가에 1500개 매장을 가진 글로벌기업이 됐다. 그동안 기업가치는 1300배 이상 커졌다. 280만 달러 투자로 시작한 개인기업이 시가총액 37억 달러(약 4조 3600억 원)인 상장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10초에 하나씩 팔린다는 핸드크림이 대표상품이다.

* 2019년 기준, 록시땅의 시가총액은 284.76억 달러(약 33조 5700억 원)이다.

 

록시땅의 보송과 가이거는 기업인으로서 상대방에게서 자신이 갖지 못한 '더 훌륭한 반쪽(better half)'을 구하며 함께 성공을 일궜다.

 

원래 보송은 실패한 경영자였다. 1976년 록시땅을 창업했지만 회사를 키우지 못했고, 벤처캐피털의 먹잇감이 돼 경영권을 빼앗길 상황에 빠졌다.

 

자연주의 화장품을 개발하고 소비자를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을 가미하는 노하우는 특별했지만, 경영에는 소질도 관심도 없었던 탓이다.

 

가이거는 한때의 열정이 식은 사업가였다. 젊어서 사업으로 큰 돈을 번 덕에 아쉬울 것이 없었고, 몇 년을 무기력하게 보냈다. 하지만 그는 "일단 시작하면 죽도록 일한다", "밑지는 장사는 절대 안 한다"라는 강한 근성을 가진 비즈니스맨이었다. 결국 새롭게 도전할 만한 사업, 성장시킬 수 있는 사업을 찾아 나섰다.

 

록시땅을 구원할 투자자를 찾던 보송, 열정과 능력을 다시 발휘할 대상을 모색하던 가이거. 두 남자는 1994년 친구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가이거는 고령사회에 접어든 선진국, 미용에 대한 지출이 커지는 신흥국 모두에서 자연주의 화장품의 수요가 자라나고 있다고 봤다. 그는 "프로방스의 아름다움을 담은 자연주의 화장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면 틀림없이 성공한다"며 보송의 손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