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 테이블과 스탠딩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4월에 발간된 <클럽 아레나>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나는 오늘 돈을 냈다'는 사실이 금세 특권 의식이 되어 순식간에 갑을관계를 상정해 갑질 심리까지 나아간다. 돈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무언가를 대우받으려 하고, 남들과 선을 그으려고 하는 천민자본주의적인 태도는 클럽이 운영되는 이 몇 시간 동안 극단적으로 엿볼 수 있다. '돈'을 가지고 경쟁자를 누르고 권력관계를 나누는 건 자본주의사회에서 드물지 않은 일이다.

 

클럽의 상품성은 스탠딩 게스트의 양과 질에 달려 있다. 큰돈을 내고 들어오는 테이블 게스트는 어지간해서는 '입밴'을 당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입밴을 통과해 들어온 스탠딩 게스트는 클럽을 활보하며 '수질'을 광고한다. 스탠딩 게스트 무리를 만들 때 중요한 건 일정 수준을 맞추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폭탄'을 만들지 않아야 '입밴'에도 걱정이 없고, 들어가 놀 때도 괜한 거부를 당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형성한 초창기 손님은 주변 유흥 인구였다. 아레나는 일반 클럽이나 바, 유흥업소가 문 닫는 새벽 시간에야 개시하는 '애프터 클럽'의 첫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그들만의 의례적인 놀이였으나 점차 일반인들이 여기에 가세하며 지금의 분위기에까지 이르렀다. 돈을 쉽게 쓰고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을 찾아 나선 일반인들도 이곳에 자연스레 모인 것이다.

 

이른바 '죽돌이' '죽순이'가 먼저 일탈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나머지 사람들 또한 이에 동조하며 최종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만약 전자만 클럽을 채운다면 그들만의 공간이 되고, 후자만 존재한다면 색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없었을 테다. 클럽 아레나가 사람들의 호기심이 대상이 되고, 어떠한 대명사가 된 것은 두 계층이 적당히 섞인 데에 연유한다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사라진 적 없던 유흥 문화는 인간의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욕망에 기초한다. 그리고 유흥 공간은 일상에서 분리돼있는 것만 같던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한데 모은다. 12시부터 입장 줄을 기다려 스탠딩 게스트로 입장하는 사람들, 수천만 원의 주대를 지불하고 테이블을 예약하는 사람들 등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한데 모여 독특한 공동체를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