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아레나>가 좋은 책인 이유

제가 이 책을 '큐레이션'하기로 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클럽 아레나>가 좋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동시에 <클럽 아레나>가 좋은 책임에도 오해를 살 것 같기 때문입니다.

 

<클럽 아레나>가 오해를 살 것 같은 이유는 이 책이 아레나라는 클럽과 거기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와 이야기를 나눈 퍼블리의 담당자께서도 이 원고를 만들기 전 제게 이 원고의 방향을 물으셨습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퍼블리의 관계자께서 큐레이션 참고를 위해 보내주신 책의 예시는 <초격차><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이었습니다. 얼마나 좋은 책인지요. 훌륭한 책, 유익한 책,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가기 위해 시간을 쪼개 읽어야 할 듯한 책, 먹기 싫어도 건강을 위해 아침마다 눈살을 찌푸리며 먹곤 하는 케일 주스 같은 책입니다. 생각만 해도 샌들우드 향기가 날 것 같습니다.

 

<클럽 아레나>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듣고 나면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2010년대 강남구의 지하 어딘가에서 진짜 일어났던 일, 상쾌한 출근길에 본다면 눈을 돌리고 마는 누군가의 토사물 자국 같은 이야기입니다. 책 속에는 세련되거나 멋있거나 힙하기는커녕 윤리적으로 옳다고 할 수 없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저자는 그 클럽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할 수 있는 한 덜 자극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 같습니다만 자극적인 일은 자극적인 것입니다. 치즈에선 치즈 향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클럽 아레나>가 좋은 책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관찰했고 분석했기 때문입니다. 관찰은 분석의 재료가 됩니다. 자신만의 관찰이 있다면 분석의 가치도 높아집니다. 저자는 아레나라는 클럽 경험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귀한 경험입니다. 클럽은 영업시간과 요금과 체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경험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