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역사

Curator's Comment
이번 콘텐츠는 역사학자를 꿈꾸던 순수 문과생이 종합상사에 들어가 글로벌 무역 현장을 누비는 상사맨으로 보낸 3년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상사맨으로의 커리어에 관심이 있어 젊은 상사맨의 일상과 고민을 들여다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이번 콘텐츠를 추천해드립니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9월에 발간된 <나는 대한민국 상사맨이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처음부터 상사맨을 꿈꾼 건 아니었다. 나의 꿈은 역사학자였다. 유학생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호주에서 보낸 유년기에 자연스럽게 외교관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고고학자로 방향을 전환했던 것이 역사학자에까지 이르렀다.

 

평소 바라던 고려대학교 문과대학에 4년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며 한국사를 전공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이는 가족뿐이었다. 소위 '잘 나가는' 법대나 경영대를 지원할 정도의 성적이 되는데 왜 굳이 그런 선택을 했느냐는 주변의 말들이 들려왔으나 대학에 적을 두고 있던 7년간 역사학자의 길을 걷는 것에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한국사학과를 심화전공하고, 답사도 꼬박꼬박 따라다니면서 학술지에 논문까지 낸 상황에서 7년을 바라오던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게 될 줄은 주변 사람들도, 나도 예상치 못했다. 입학 때 받은 장학금으로 대학원 박사과정까지의 학비도 해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금전적인 사정이 발목을 잡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에 장사꾼의 길을 선택했다.

흙과 돈의 접점에서 내 일을 찾다

역사학자가 된다면 어렴풋하지만 '동서 교역, 바다, 사상사, 상업, 근대, 지역공동체' 같은 것들을 일생 연구하고 싶었다. 한국사만 공부하는 것에 갈증을 느껴 사학과를 부전공으로 택했다. 그리고 이왕 사학과를 공부한다면 내가 연구하고자 한 주제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세계의 중심으로 가자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