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 인플루언서 마켓에 열광하다
[콘텐츠 발행일: 2022.10.11]
숨 쉬듯 SNS를 하는 90년대생답게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인스타그램에 접속합니다. 점심으로 먹은 마라샹궈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업로드하면서 근황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일상도 실시간으로 확인하지요. 스크롤을 내려 '최근 2일 동안 새롭게 올라온 게시물을 모두 확인했습니다'라는 알림 메시지가 뜰 때까지 모든 포스팅을 봅니다.
친구들의 포스팅이 올라오는 속도가 제가 포스팅을 확인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심심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 저는 인스타그램의 신의 한 수, '둘러보기' 아이콘을 누릅니다. 제가 지금까지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스타그램이 제가 좋아할 만할 게시물을 추천해주는 기능입니다.
둘러보기를 하다 보면 예쁘고 멋진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새삼 놀라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멋진 사진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가서 결국은 게시물을 눌러보게 됩니다. 뛰어난 몸매에 아름다운 얼굴로 힙한 장소에서 찍은 근사한 사진입니다. 십중팔구는 쇼핑몰 모델이거나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계정이지요.
그들은 자신의 프로필에 제품 구매 링크가 있으니 눌러보라고 소개합니다. 포스팅에 상품 링크가 바로 걸려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상 사진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반 일상, 반 홍보의 코디 컷인 겁니다. 광고가 많은 것에 다소 피로함을 느끼지만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면 굳이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링크를 누르고 때로는 구매까지 합니다.
영 제네레이션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입니다. 실제로 얼굴 한 번 본 적도 없는 인플루언서를 믿고 90년대생은 패션부터 건강식품까지 많은 상품을 척척 구매하고 있습니다. 커머스 업계 종사자로서 특히 인스타그램이 패션 유통에 미치는 영향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90년대생, 인플루언서 마켓에 열광하다
[콘텐츠 발행일: 2022.10.11]
숨 쉬듯 SNS를 하는 90년대생답게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인스타그램에 접속합니다. 점심으로 먹은 마라샹궈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업로드하면서 근황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일상도 실시간으로 확인하지요. 스크롤을 내려 '최근 2일 동안 새롭게 올라온 게시물을 모두 확인했습니다'라는 알림 메시지가 뜰 때까지 모든 포스팅을 봅니다.
친구들의 포스팅이 올라오는 속도가 제가 포스팅을 확인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심심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 저는 인스타그램의 신의 한 수, '둘러보기' 아이콘을 누릅니다. 제가 지금까지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스타그램이 제가 좋아할 만할 게시물을 추천해주는 기능입니다.
둘러보기를 하다 보면 예쁘고 멋진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새삼 놀라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멋진 사진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가서 결국은 게시물을 눌러보게 됩니다. 뛰어난 몸매에 아름다운 얼굴로 힙한 장소에서 찍은 근사한 사진입니다. 십중팔구는 쇼핑몰 모델이거나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계정이지요.
그들은 자신의 프로필에 제품 구매 링크가 있으니 눌러보라고 소개합니다. 포스팅에 상품 링크가 바로 걸려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상 사진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반 일상, 반 홍보의 코디 컷인 겁니다. 광고가 많은 것에 다소 피로함을 느끼지만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면 굳이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링크를 누르고 때로는 구매까지 합니다.
영 제네레이션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입니다. 실제로 얼굴 한 번 본 적도 없는 인플루언서를 믿고 90년대생은 패션부터 건강식품까지 많은 상품을 척척 구매하고 있습니다. 커머스 업계 종사자로서 특히 인스타그램이 패션 유통에 미치는 영향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개인의 일상을 공유하는 SNS이자 쇼핑 플랫폼입니다. 인스타그램 코리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미 국내 인스타그램 이용자 중 35%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실제로 구매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용자 중 85%는 인스타그램 내에서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검색해 본 적이 있었고 63%는 인스타그램에 링크된 제품의 웹사이트나 앱에 접속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 관련 기사 : "인스타그램 통해 구매 경험" 이용자 35% 답변 (헤럴드경제, 2019.5.7)
이렇게 진화하는 플랫폼 환경 속에서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플루언서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2020년에는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십~수백만 팔로워에게 영향을 미치는 메가 인플루언서뿐만 아니라, 팔로워가 좀 적더라도 자신의 영역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가진 마이크로·나노 인플루언서까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 역시 좋아하는 인플루언서가 있습니다.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와 완벽하게 태닝한 구릿빛 피부. 항상 운동하는 영상과 식단, 눈바디* 사진을 올리는 그는 제게는 너무나 이상적이고 자극을 주는 존재였습니다.
* 사람의 '눈'과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의 합성어로, 체중계 상의 몸무게에 연연하지 않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몸매 변화를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그를 보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며 운동을 했더랬죠.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던 그는 언제부턴가 레깅스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운동하면서 느낀 포인트들을 살려' 만들었고, '최상의 핏을 전달하기 위해 가격 대비 최고의 소재'를 썼다는 문구와 함께요.
처음에는 '에이, 아니야. 광고일 뿐이야'라며 과장이 섞였을 거라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다가도, 뭔가 매일 운동을 열심히 하는 그가 추천하는 상품이니 기성 제품보다 더 전문적이고 좋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사진 속 레깅스 핏이 너무 예쁘고, 저 옷을 입으면 나도 몸매가 좋아 보일 것 같습니다.
결국 주문이 폭주해 1차 수량은 곧 마감될 것 같다고 합니다.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의 찬사가 빗발친다며 후기 DM을 캡처해 보여줍니다. 그래도 망설이는 팔로워들을 위해서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켜서 상품의 장점을 씹고 뜯고 맛보게 해줍니다. 자꾸 보이니 눈에 밟히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그 옷을 입은 나를 상상하게 됩니다. 인플루언서의 인스타그램 사진처럼 완벽한 모습이죠.
제 경험담은 실제 사례이기도 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 판매에 성공하기 위한 교과서적 공식을 담고 있습니다. 특정 분야에서 소정의 전문성과 인기를 얻은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상품 판매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가격 대비 최상의 퀄리티를 이룩했다고 홍보합니다.
자신의 제품이 인기가 많은 것을 보여줘야 더 많은 수익을 얻기 때문에 판매 수량을 일부러 1차, 2차, N차로 나눠서 판매하고 1차 수량을 빨리 마감한 뒤 '주문이 폭주해 완판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찬사에 가득 찬 후기를 보여주면서 신뢰감을 얻고 하루에도 몇 번씩 포스팅을 올려 자꾸 노출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수없이 그런 포스팅을 접한 저는 이 모든 것이 인스타그램 마켓에서의 성공 공식이라는 사실을 머리로는 뻔히 알고 있습니다. R&D를 거쳐 전문적으로 상품을 개발할 여력이 있는 패션 전문 기업도 아니고 디자이너 출신도 아닌 인플루언서가 만든 레깅스가 기성 제품과 비교해 특별히 더 좋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는 사실도 말이죠.
그런데도 그 레깅스를 사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듭니다. 사실 제가 사고 싶은 것은 레깅스가 아니라 그의 비주얼과 라이프 스타일 그 자체인지도 모릅니다.
상품이 아니라 이미지를 산다
비주얼커뮤니케이션이 극도로 발달한 환경에서 '그것이 실제와 가까운가, 가깝지 않은가'는 점점 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미지가 '얼마나 매력적인가'입니다. 구매를 하든 하지 않든, 일단 이미지에 빠져들어야 그다음 행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보여지는 것'이 상품의 중요한 본질인 패션 카테고리에서 이미지는 특히 중요합니다.
인스타그램의 인기는 다른 채널도 인스타그램화 시키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인스타그램처럼 인플루언서의 이미지 하나에 코디된 상품들을 태그하여 올릴 수 있는 '셀렉티브(Selective)'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미지를 올릴 인플루언서들을 모집해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 관련 기사: 인플루언서 품은 네이버…셀렉티브·뷰티 키운다(지디넷코리아, 2019.8.28)
90년대생 여성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는 여성 패션 서비스 '지그재그'는 작은 규모의 패션 쇼핑몰들을 한 앱 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메타 서비스입니다. 앱을 실행하면 첫 화면은 인스타그램 둘러보기처럼 이미지가 쭉 나열된 페이지가 뜹니다. 이미지가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고, 상품명과 가격은 부차적 정보로 작게 노출됩니다. 마음에 드는 옷을 찾아 스크롤을 내려 쭉 둘러보다가 한 이미지를 누르면, 상품 정보와 함께 해당 상품과 여러 쇼핑몰의 비슷한 상품, 베스트상품들도 함께 추천됩니다.
첫 화면 옆에 위치한 기능은 '쇼핑몰 랭킹'입니다. 연령대 기준으로 지그재그에 등록된 쇼핑몰들을 1위부터 쭉 줄 세웠습니다. 팔로워 숫자와 게시물 좋아요, 댓글 숫자를 보여줌으로써 이 계정이 얼마나 인기 있느냐를 보여주 인스타그램과 닮았습니다. 사람들은 존재가 인기 있다고 느낄수록 더 선망하고, 선망은 구매로 이어집니다. 이 때문에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 팔로워를 돈 주고 사는 일도 흔합니다.
이처럼 90년대생을 홀리는 것은 상품 그 자체라기보다는 상품이 전달하는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그 옷을 입은 인플루언서의 매력, 사진 연출, 좋아요 숫자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받습니다. 제품을 구매하면 자신도 그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상상하고 구매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상을 강화하기 위해 쇼핑몰은 마치 톱스타의 파파라치 컷처럼 멋진 화보를 찍고, 90년대생은 게시물의 좋아요와 댓글 수, 계정주의 구독자 수를 보며 구매 의욕을 다집니다.
이미지가 전달하는 매력에 홀리는 90년대생이지만, 우리는 이미 인쇼('인터넷 쇼핑몰'의 줄임말)를 통해 쇼핑한 경험이 많습니다. 따라서 그 이미지가 100% 현실이 아니며 연출된 컷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리뷰가 중요합니다. 다른 고객들이 남긴 평가와 이미지를 보면서 연출된 완벽한 이미지와 현실을 비교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인쇼에서는 리뷰를 받을 때 고객의 키와 평소 사이즈, 몸무게, 선택한 옵션을 입력하게 함으로써 다른 고객들이 더욱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렇듯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상품 그 자체보다도 인플루언서가 전달하는 이미지와 분위기를 바탕으로 패션 상품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다른 패션 플랫폼들도 이러한 이미지 중심의 성공 공식을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연출된 이미지 컷을 100% 믿는 것은 아니며 리뷰를 중요 정보로 확인하기에 쇼핑몰마다 보다 풍부하고 디테일한 리뷰를 확보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기획자와 마케터를 위한 TIP
1. 일단 이미지가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시각적으로 끌려야 다음이 있습니다.
2. 인기를 숫자로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포스팅의 좋아요 숫자, 인플루언서의 팔로워 숫자는 인기의 척도이자 신뢰감의 상징입니다.
3. 고객은 이미지가 주는 분위기에 큰 영향을 받지만, 그렇다고 이미지를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습니다. 사진이 연출 컷이며 이미지 보정이 많이 된 사진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고객이 남긴 리뷰의 퀄리티와 숫자 또한 중요합니다.
4. 리뷰가 단 하나도 없으면 고객은 상품 구매를 주저합니다. 따라서 상품의 첫 리뷰를 쌓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5. 열 개의 텍스트 리뷰보다 한 장의 포토 리뷰가 중요합니다.
6. 리뷰 작성의 객관화된 항목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다른 고객들이 원할 만한 정보를 예상해서 작성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신체 사이즈, 상품을 입었을 때의 핏 등 브랜드가 원하는 정보를 입력할 수 있게 먼저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인스타그램이 쇼핑 플랫폼이 된 이유
인스타그램은 개인화가 잘 된 SNS입니다. 관심이 있을 만한 사람에게 상품을 타기팅해 보여주기 때문에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쉽습니다. 사실 '개인화가 잘 된다'는 것은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얼마나 많냐'에 달려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제 성별, 나이, 팔로워와 팔로잉 목록, 좋아요를 누른 포스팅, 웹브라우저에서 진입한 URL 정보를 알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 아는 것이 많으니 디테일하게 타기팅된 추천을 해줄 수 있습니다.
저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두 개 있습니다. 친구들과 소통하는 본 계정과 '홈 쿡' 분야의 시장 조사를 위해 만든 서브 계정이 그것입니다. 두 계정의 둘러보기는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본 계정 둘러보기를 보면 걸그룹 댄스 직캠과 해시태그 '#운동하는여자'에 관심이 많은 것이 확연히 드러나죠.
그리고 인스타그램은 내 관심사뿐만 아니라 내가 팔로우한 사람의 관심사까지 보여줍니다. 친구가 팔로우한 계정이거나 좋아요 누른 게시물을 나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핫한 미모의 인플루언서 포스팅도 둘러보기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반면 '홈 쿡' 분야 인플루언서들을 팔로우한 서브 계정의 둘러보기에는 음식 사진이 많습니다. 본 계정에서는 보이지 않는 포스팅입니다. 이렇게 인스타그램은 내가 관심 있을 만한 포스팅을 개인화하여 보여주기 때문에 잠재 고객에 타기팅하기가 쉽습니다.
둘러보기뿐 아니라 광고의 개인화 수준도 훌륭합니다. 한참 운동과 식단에 관심을 가질 때는 스크롤 내릴 때마다 나이키 신발, 요가복, 그룹 PT 클래스, 다이어트 식단 광고가 쭉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운동에 관심이 좀 덜 해지고 패션 포스팅에 관심이 늘자 노출되는 광고가 바로 패션 중심으로 바뀌더군요.
SNS 마켓, CS는 생명
지금까지 패션 시장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리스크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기획자로서 임블리를 비롯한 최근의 인플루언서 마켓 논란에 많은 관심을 두고 바라보았습니다.
곰팡이가 핀 호박즙 환불로 시작한 논란은 화장품·패션 등 임블리가 진출한 사업 분야마다 여러 논란을 낳았고 법정 공방까지 이어졌죠. 이 과정에서 한때 17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던 임블리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저는 문제의 원인 중 하나가 고객 특성을 잘못 파악한 것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플루언서 마켓 비즈니스는 개인의 인기에서 출발하는 사업이다 보니 고객을 고객으로 보기보다 팬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팬으로서 속성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 이상 옹호할 수 없는 선을 넘기 전까지는 인플루언서가 어느 정도의 잘못을 하더라도 강한 지지를 보내주는 고객들이 '쉴드'를 쳐줍니다. 여기에 익숙해지게 되면 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어차피 지지받을 것이라고 착각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90년대생들의 팬 문화는 다릅니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열광적으로 좋아하지만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으면 가차 없이 지지를 철회합니다.
과거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팬 기만적 행동을 했을 때도 스타를 향한 응원과 지지를 멈추지 않는 팬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영 제네레이션은 그렇지 않습니다. 즉시 DC인사이드 갤러리 등 팬덤 커뮤니티에 '지지 철회 성명'을 올리며 아이돌 그룹인 경우 문제 멤버 탈퇴를 요구합니다. 아이돌 팬덤조차 이럴진대 인플루언서 마켓을 진행하면서 CS를 열심히 하지 않고 이슈 사항에 성의 없는 대응을 보이는 것은 신뢰를 잃는 지름길입니다.
특히 인플루언서 마켓의 큰 리스크 중 하나는 소통에 문제가 생겨서 원활하게 대응을 하지 못한 경우에 인플루언서 개인과 브랜드가 분리되지 않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이슈를 일으킨 직원을 징계하여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주면서 이슈와 브랜드를 어느 정도 분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가 만든 브랜드의 경우 인플루언서가 브랜드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이슈가 분리되지 않습니다. 인플루언서 기반 브랜드에서 특히 CS가 생명인 이유입니다.
기획자와 마케터를 위한 TIP
1. 인플루언서 브랜드는 인플루언서 개인의 신뢰가 브랜드의 신뢰와 직결됩니다. 때문에 평소에도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고객 관리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2. '잘못은 아니지만, 논란이 되니까 사과하겠다'라든지 '이전부터 줄곧 해오던 일인데 논란이 되다니 억울하다'는 태도는 고객들을 더 화나게 합니다.
3. 문제가 생겼다면 문제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구체적인 재발 방지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무신사'처럼 사과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 경우,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