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의 독주시대: '패스트' 패션이 아닌, '정확한' 패션으로

세계 1위 의류업체 자라(ZARA) 매장은 1주일에 두 차례씩 신제품을 선보인다. 1주일이 지나면 대부분 새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판매 추이를 지켜보다가 매장에 바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스페인 의류업체 자라는 정확·중앙집중·지속가능성 등 3가지 철칙을 바탕으로 세계 1위 의류업체로 성장했다. 사진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자라 매장 ⓒ인디텍스

잘 팔리더라도 최대 4주까지만 전시한다. 할인 이벤트는 1년에 두 번으로 제한한다. 그래서 자라 고객은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면 망설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지갑을 여는 경향이 있다.

자라가 세계 의류업계를
정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속도전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Inditex)는 자라를 비롯해 자라홈(ZARA Home), 오이쇼(Oysho), 마시모두띠(Massimo Dutti), 풀앤베어(Pull&Bear), 버쉬카(Bershka),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 우테르케(UTERQÜE)까지 8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매장은 전 세계 96개국에서 7490개에 달한다.

 

그중 맏형 격인 자라는 1975년 스페인의 라코루냐에 첫 매장을 연 이후 44년간 96개국에 2356개(2019년 8월 기준) 지점을 세우면서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디텍스의 2018년 매출은 261억 4500만 유로(약 34조 7684억 원)였다. 수년 전까지는 의류업계에서 H&M과 1, 2위를 다퉜지만 지금은 매출이 35%가량 차이가 난다. 자라 독주(獨走)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코루냐 본사는 자라의 두뇌이자 심장이다. 이곳에서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구매, 유통, 온라인 쇼핑몰 관리, 심지어 전 세계 매장 조명과 온도, 습도 조절까지 이뤄진다.

 

통상 의류업체들은 봄에 가을·겨울 상품군, 가을에 이듬해 봄·여름 상품군을 준비해 패션쇼를 진행한다. 반면 자라가 계절상품을 미리 제작하는 비율은 15~25% 정도다. 계절이 시작될 무렵까지 합쳐도 50%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절반은 직접 계절을 지나며 유행과 취향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보면서 신속하게 디자인을 변경하는 JIT(Just In Time)* 방식으로 제작된다. 이런 초고속 생산 체계 덕분에 자라 제품은 할인 염가 판매와 거리가 있고, 평균 판매가는 정가의 85%를 유지한다. 60~70%인 기존 의류업계 평균보다 단연 높은 편이다.

* 적기 공급 생산

 

또한 재고도 적다. 다른 브랜드는 생산 제품 중 재고의 비율이 17~20%인 데 비해 자라는 10%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