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가 교환의 법칙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6월에 발간된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저는 만화를 좋아합니다. 그 좋아하는 정도가 아주 심해서, 지금도 스트레스를 좀 받는다 싶으면 주저 없이 만화방으로 가곤 합니다.

 

예전에 읽은 만화 중에 <강철의 연금술사(鋼の錬金術師)>라는 만화가 있었는데, 꽤나 철학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서 많은 독자들에게 그 안의 대사들이 회자되곤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등가 교환의 법칙입니다.

사람은 무언가를 희생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와 동등한 대가를 필요로 한다. 그것이 연금술에서의 등가 교환의 법칙이다. 그때 우리들은 그것이 세상의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다.

 

- <강철의 연금술사>

위에 인용한 글처럼 등가 교환의 법칙이란 등가 교환(等價 交換)이라는 한자 그대로 '같은 가치의 교환'입니다. 금을 원하면 금만큼의 가치를 할 수 있는 무엇을 제공해야 하고, 밥을 원하면 먹으려 하는 식사만큼의 돈이나 물건과 같은 가치를 제공해야 하죠.

 

이 법칙, 언뜻 보면 참 멋집니다. 아니 인생의 이치 중 한 부분을 멋지게 표현한 것이 분명 맞습니다. 그래서 이 법칙에 입각하여 성공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성공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고, 그것을 가질 수 있도록 그만큼의 가치를 투자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곤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등가 교환이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편에서는 때로 상당히 불리하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충분한 가치를 제공했다고 생각하는데,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때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정말 남보다 덜 자고, 더 하면서 열심히 일했는데, 승진 심사에서 떨어지거나 연봉 협상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참 억울합니다. 내 생각에 이 만큼을 했다면, 내가 원하는 만큼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때가 더 많으니 말입니다.

 

바로 여기에 등가 교환의 법칙이 갖는 무서움이 있습니다. 어떤 가치를 얻으려면 그와 같은 정도의 가치를 제공하면 된다지만, 사실 그 가치가 서로 같은 정도, 즉 '등가의 정도'를 결정하는 쪽은 언제나 '지금 가진 쪽'이라는 무서움 말입니다. 말장난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것은 우리가 사업을 하고 경영을 하면서 얼마든지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직원이나 조직이 경영자인 내 뜻대로 움직이길 바랄 때, 바라는 쪽은 경영자이고 지금 가진 쪽은 직원, 조직입니다. 고객 충성도나 재구매율의 상승, 매출액의 상승을 바랄 때 역시 지금 가진 쪽은 고객입니다.

 

생각해 보죠. 직원도, 조직도, 고객도, 경영자나 사업자가 정말 굉장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시큰둥한 반응이나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보여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 이런 반응들이 서운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최선을 그들은 당연히 해야 하는 기본으로 바라보고, 언제나 좀 더 특별한 그 무언가를 기대하고 요구합니다. 사실 우리를 좌절하도록 만들기 쉬운 이유 중 상당수가 이런 식의 구조에서 생겨난다고 봅니다.

 

해결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가진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이 등가 교환의 법칙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이렇게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바로
'내가 가진 자가 되는 것'입니다

고객에게서 구매를 이끌고 관심과 재구매, 더 높은 객단가 그리고 변치 않는 신뢰를 얻고자 한다면 고객이 갖고 싶어 못 견디는 그 무언가를 보유하거나 그런 존재가 되는 것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고객에게 구매를 얻어 내려고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갖고 싶어 하는 감동을 품고, 정확성과 신뢰성, 트렌드, 일종의 브랜드 가치 등을 품고 있게 되면 이제 등가 교환의 갖고 싶은 쪽과 가진 쪽의 위치가 바뀝니다. 고객이 오히려 더 써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도대체 그걸 어떻게 하느냐고요? 다른 것을 제안하거나, 다르게 제안해야 합니다. 다른 곳들과 비교했을 때 말이죠. 가치라는 것은 대부분 비교에 의해 나오니까요.

 

질문에 대한 답은 각자의 몫입니다. 각자의 사업이 다 다르듯, 각자의 고객과 그 고객의 니즈가 다 다릅니다. 그러니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에 있어 고객이 되는 분들의 옆으로 잠시 잠깐 자리를 옮겨 그들의 눈으로 보고 그들의 입장에서 듣고 그들의 상황에서 경험해야 합니다. 사업은 정말 원시적인 얘기지만, 발로 뛸 때 얻는 게 더 많으니까요. 우리는 정말 고객을 보고 있을까요?

 

죽을힘을 다했으니까 승부에서 당연히 이길 거라는 건 착각, 죽을힘의 방향이 중요합니다.

혁신, 우리가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

2010년 어느 커뮤니티에 썼던 글입니다. 현재도 여전히 유효한 고객 관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고객 관점에 대한 이야기]

저는 지금 일하고 있는 여성 의류 쇼핑몰에서 햇수로 4년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2년은 쇼핑몰을 기업 체질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 다음 2년, 즉 지금까지는 쇼핑몰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려 8년의 역사를 가진, 나름 여성 의류 쇼핑몰 분야에서 성장해온 곳이지만 사실 작년 말부터 관련 업계의 깊은(?) 관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성장을 이뤄내며 한 번도 우리에게 직접 찾아온 적 없었던 물류회사 및 각 분야의 생산 공장, 딜러, 무역업자 등등 수많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끊임없이 약속을 잡아 달라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루트를 통해 우리의 급격한 성장 비밀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는 분들의 다양한 접근도 시작되었습니다. 거래처를 통해서, 파트너사의 실무자 및 임원들을 통해서, 직원들 간의 친분을 통해서.

 

이런 분위기가 되니까 회사가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은 무언가 달라진 세상의 대우와 좋아진 회사 여건에 취해 벤처 마인드가 아닌 대기업 마인드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변화에 능동적이었던 자세는 현재를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한 일에 비중을 더 크게 두는 보수적인 자세로 변해 버렸습니다.

 

'우린 이제 시장에서 인정받은 대세다. 그러니 우리를 알리기만 하면 된다. 우리를 알면 그 어떤 사람이라도 우리의 고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더 큰 마케팅, 더 넓은 영향력을 가진 광고에 투자하면 된다'라는 식의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어떤 방법들을 실천해서 성공을 거두면, 그 방법들을 실행하게 했던 진정한 절박함이나 마음은 망각해 버립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절박함이 우리로 하여금 수만 가지 방법들에 도전하고 실천하게 해서 남들이 밖에서 말하는 '기적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러나 소위 '배부르고 등 따뜻해지니'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렵고 힘든 절박한 마음은 묻어 버리고 돈만 쓰면 되는, 사람만 늘리면 되는 쉬운 방법들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면서 성장이 멈췄습니다.

 

물론, 기적처럼 이룩한 고 매출은 계속 유지했으나, 그 이상의 성장은 더 이상 진행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마케팅, 더 비싼 광고를 하여 일일 회원 가입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방문객 숫자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수치까지 올라갔으나, 매출과 구매 건수는 일정 수준에서 멈춘 채 올라가지 않기 시작한 것이죠.

 

그래서 어느 날, 저는 다시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송아지가 아닌 다 큰 소들이 되어 이제는 고삐를 잡아당겨도 쉽게 따라오지 않게 되어 버린 동료들에게 우리가 가진 진짜 힘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우리가 1년 만에 세상이 놀랄만한 성장을 한 이유를 대라고 물었습니다. '다양한 스타일, 많은 상품, 편리한 쇼핑 구조, 빠른 배송, 예쁜 모델, 멋진 사진 등등'이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그 대답들이 절 너무 실망시켰습니다. 전 이렇게 물었습니다.

다양한 스타일과 많은 상품을 가지고 있으면서 쇼핑도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고, 빠른 배송이 가능하며, 예쁜 모델에 멋진 사진이 있는 여성 의류 쇼핑몰이 대한민국에 몇 개일 것 같으냐?

침묵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말했습니다. "정답은 생각보다 많다!" 다음은 이어진 저의 일갈입니다.

지금 그대들이 말한 우리를 성장시킨 이유의 요소들은 대한민국의 모든 쇼핑몰이 추구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으며, 실현시키고 있는 부분이다. 특별하지도 압도적이지도 않은 요소다.

 

과연 그렇게 특별하지도 않고 압도적이지도 않은 요소들이 우리를 성장시킨 것일까? 우리에게는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우리만의 힘'이 있다. 우리는 지난 3년 동안 그 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 힘들이 어느 정도 완성되었기에 그 결과로 기적 같은 성장을 이룬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눈으로 물건을 인식할 때, 물류팀장이 그만두는 상황을 이겨내며 바코드 시스템을 장착해 실수 없는 물류를 이루어 냈다. 우리는 업계 대부분에서 재고 부담 때문에 주문 접수 후 시장 사입을 고수할 때, 고객에게 돈 먼저 받고 물건을 준비하기에 어떤 때는 사기꾼이 될 수밖에 없었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없는 살림을 바닥내 가며 선 사입을 통해 물건을 먼저 채우려 노력했다.

 

우리는 남들이 교환/반품 불가를 어떻게든 고수하려 할 때 '고객에게 무조건 다 해드리겠다'는 선언을 하고 실천했다. 우리는 남들이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할 때, 검품 시스템을 위해 물류팀과 똑같은 수준의 인원을 투입하고, 월세 나가는 돈을 늘려가면서 고객에게 불량품을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억지 부리는 고객이 있으면, 임원급이 직접 통화해서 억지 주장까지 다 들어드렸고, MD팀만 있으면 된다는 쇼핑몰에 디자이너들을 데려와 팀을 꾸리고, 스타일리스트팀을 꾸리고, 면접 보러 오는 사람마다 쇼핑몰에서 처음 본다는 통계관리팀까지 만들었다.

 

남들은 신상품 할인 제도로만 알고 있는 우리의 '오늘의 신상 5% 할인' 코너가 가지고 있는 숨은 의미와 같이 지금까지 외부업체에서 올 때마다 '왜 이런 걸 하지'라고 생각하고 의문을 던졌던 행동들이야말로 우리가 기적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들어 준 '보이지 않는 힘'이다.

 

봐라! 세상을 이끌겠다고 주장하는 현대카드 M의 광고는 겉으로는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들이 부수고 만든다는 남다른 혁신적 행동은 업계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왜 우리가 하는 많은 노력들이 사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업체들의 노력과 별 차이가 없게 느껴진다'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느냐!

 

우리가 지금 고객에게 인정받은 것 같다고 해서 더 큰 광고에 신경 쓰고 새로운 혁신을 중단한 채 기존의 것을 더 잘 지키기에만 몰두한다면, 우리는 요즘 모든 쇼핑몰이 바코드를 장착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는 관계자의 말처럼 결국 누구나 다 따라 할 수 있는 곳 정도로 머무르게 될 것이다.

 

진정한 변화는 겉에서는 일어날 수 없다. 보이지 않는 경쟁력이 진정한 혁신이 되어 고객에게 제대로 된 만족을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이다. 혁신을 멈추면 우리가 확보한 경쟁력의 절대치는 떨어지지 않겠지만, 다른 경쟁자들의 경쟁력이 우리와 같아지는 날이 올 것이고, 그때 우리는 다시 예전의 수준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집안 사정은 여기까지만 쓰기로 하겠습니다.

 

그날을 계기로 우리는 다시 또 창업을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우리와 결별하고 새로운 쇼핑몰을 만들기 시작한 거죠. 이전과 다른 점은 예전에는 왜 해야 하는지 모르고 리더의 뜻에만 따라온 사람들이었다면, 이제는 왜 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이들이 훨씬 더 많은 상태라는 것입니다.

결국 고객이고, 사람이겠죠

우리가 기업인으로서 추구해야 하는 진리와 가치도 모두 사람에게 있다고 봅니다. 사람에 대한 깊은 관심과 배려, 이해하려는 노력과 연구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큰 틀에서부터 디테일한 방법들까지를 다 알려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광고 기법들은 우리가 그러한 가치 실현을 잘 해나갈 때, 그 잘한 것을 증명받을 수 있도록 세상에 우리를 소개해 주는 수단입니다. 자신이 광고 사업자가 아니라면 나 스스로가 가진 힘과 역량은 100% 하나도 남김없이 내 업과 사람에 투자해야 하고, 광고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나 업체에 맡기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워낭소리>라는 독립 영화가 한국 영화계에서 기적 같은 관람객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홍보를 잘해서? 광고를 잘해서? <워낭소리>의 힘은 감동이었습니다. 고객, 바로 관객을 감동시킨 힘이 컸기 때문에 영화 시장에서 기적을 불러일으킨 것이죠.

영화 <워낭소리> 포스터 ⓒ워낭소리

어떤 한 가지 정의로 규정지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존재. 시간과 공간에 따라 끝도 없이 변화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존재. 그 사람을 만족시키고 감동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면, 우리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 고객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일 테니까요.

고객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

누군가에게 다가가서 경청하여 원활한 대화를 잘 할 수 있는 방법론을 묻는 이들이 많습니다. 팁은 간단합니다.

'누군가에게 당신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면,
먼저 그가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어라!'

제가 이 책에서 끊임없이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질리도록 하게 되는 이유와도 같습니다. 상대에 대한 나의 목표에 집중하게 되면 상대 입장에서는 강요와 설득으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어떤 컨퍼런스가 있습니다. 훌륭한 강사진, 유용한 주제, 깊이 있는 사전 설명과 안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굉장히 좋은 상품이 있으니 모객과 접객만 잘하면 히트 상품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것은 정공법일 뿐, 시간과 투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효과라는 승전보를 가져오기에 적절치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좋은 상품'을 고부가가치로 만들어 주는 힘은 감동, 교감, 감성, 공감, 바로 이 '감'들에 있습니다. 그 '감'들은 타깃과 상품 사이의 결핍과 충족에 있고, 두려움과 대안에 있으며, 처지와 공감에 있고, 기대와 유혹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주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낼수록 그 상품의 퀄리티에 의존하고, 우리가 이루어 낸 그 가치와 우수함을 알리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더 강해집니다.

 

저는 강의할 때 세계 제일의 백과사전인 브리태니커(Britannica)를 판매하는 세일즈맨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강북의 고등학생 자녀를 둔 어떤 가정집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두 명의 선후배 세일즈맨이 백과사전 방문판매를 나갔습니다. 상황은 90년대 초반쯤으로 가정해 봅니다.

 

먼저 후배 신입 세일즈맨이 벨을 누릅니다. 띵동!

누구세요?

네 안녕하세요. 사모님. 전 세계 최고의 백과사전 브리태니커를 소개해 드리러….

뚝… 인터폰이 꺼집니다. 당황한 그는 행여나 해서 다시 누릅니다. 띵동!

사모님. 전 세계 최고…

안 사요!

뚝… 인터폰이 꺼집니다. 이번에는 선배 판매왕 세일즈맨. 띵동!

누구세요!!?(앞선 후배 때문에 조금 예민)

네~! 어머니! 강남 학생들이 서울대 가는 비결을 소개해 드리러 왔습니다!

……(분명 뭔가 팔러온 건 알겠는데… 궁금… 호기심)

'철컥'하고 문이 열립니다. 어머니는 그를 거실 소파로 안내하고 음료 한잔하겠냐고 묻습니다.

 

물론 제가 꾸며낸 이 상황에 많은 다른 의견과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이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판매의 기술 같은 것이 아닙니다. 사실 위의 이야기에서 판매는 집 안에 들어간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고, 제가 설명하고자 한 것은 모객과 광고에 있어 기본적으로 고려할 사항들입니다.

 

모객과 광고 단계의 핵심은 듣고 싶게끔, 보고 싶게끔 유도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니 처지를 살펴야 하고, 결핍을 건드리고, 두려움을 어루만지고, 기대를 끌어내는 마법의 키워드를 제시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듣게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상대에게 먼저 듣고 싶은 사람으로 보여야 합니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지 말고, 고객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고객 관점입니다.

늘 고객에게서 나온다

쇼핑몰 컨설팅을 하며 고객에게 적절히 반응할 수 있는 상품 구성 체질을 만들기 위해 구매 흐름에 따라 고객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보았습니다.

 

1. 선행자

말 그대로 제일 먼저 움직이는 고객층입니다.

 

이분들의 특징은 쇼핑을 할 때 '신상품인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인가? 최신의 유행을 반영한 것인가? 지금 사면 내가 남보다 먼저 구매하는 것인가?' 등을 구매 확정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와 동시에 상황과 계절 등 시간적 흐름을 남보다 먼저 당겨(?) 오시는 분들입니다. 얼리어답터나 늦여름에 벌써 가을 재킷을 서치하고 계신 분들이 이 그룹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분들 마음에 드는 쇼핑몰이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이분들이 이후에 나타날 구매자를 대신해 우리 쇼핑몰과 신상품을 선 경험하고 그 과정을 통해 몰에 활력을 넣고, 후기를 남겨 구매에 대한 갈등을 해소해 주고, 혹시 모를 판매 활동이나 상품 품질 등에 대한 문제점들을 미리 파악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평균적으로는 소수에 속하는 그룹이지만, 객단가가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을 위해 쇼핑몰에서는 언제나 소속된 시장의 유행이나 뉴스를 검색하고 트렌디한 상품들을 꾸준하게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2. 중간자

자신의 상품에 대한 구매 욕구를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타인의 경험치를 먼저 살피는 가장 일반적인 고객층입니다.

 

자기 마음에 드는 상품이고 가격도 문제없고 쇼핑몰의 신뢰도가 괜찮아 보여도 이들에게 마지막까지 중요한 건 '그래서 누가 샀어? 사용해 보니 어떻다고 해?'라는 식의 검증할 구매 후기들입니다. 후기나 리뷰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그런 사용자 경험이 남겨져 있지 않으면 질의응답 게시판을 통해 꼼꼼히 질문을 하죠.

 

사실 대중적인 심리와 밀접합니다. 내 구매가 올바른 행동인지에 대한 두려움을 선 경험이나 판매자와의 대화를 통해 확신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 거죠. 이미 사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누가 좀 촉매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겁니다.

 

이러한 고객층을 위해 쇼핑몰이 갖추어야 할 것은 펀샵(FUNSHOP)과 같은 곳처럼 MD가 사용 경험을 상세 페이지로 녹이는 방식의 상품 소개 작성 원칙, 선행자 그룹에 대한 적극적 후기 작성 유도, 그리고 그러한 부분들이 어렵다면 MD가 직접 후기 게시판에 직원의 실사용 후기를 공개적으로 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상세 페이지에 고객 후기를 요약해서 첨부하는 것도 구매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3. 후행자

한마디로 요약해서 "그래서 이 가격이 싼 거야? 최저가야? 내가 지금 득템하는 거 맞지?"를 말하는 이들입니다.

 

남보다 조금 늦게 구매하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실속 있는 쇼핑의 기준이 가격에 있는 이들로 세일, 이벤트 등에 우선 반응합니다.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시즌 오프나 정기 세일을 공지하면 물밀 듯이 밀려옵니다.

 

이러한 고객층을 위해 쇼핑몰에서는 정기적인 텀을 두고 창고 방출이나 균일가전, 시즌 세일 등을 기획해야 합니다. 단 계획성 있게 절제하며 하지 않으면 세일 자주 하는 쇼핑몰로 인식되는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렇게 세 가지 유형으로 단편적인 고객 구분을 해보았습니다만, 사실 우리 각자에게는 저 3가지 유형의 소비자가 다 들어있죠. 어떤 상품이냐, 지금 내 경제 상황이 어떠냐, 지금 당장 필요하냐 등등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우리는 선행자가 되기도, 중간자가 되기도, 후행자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그러한 고객의 구매 심리의 면면을 바탕으로 그냥 당연하게 해왔던 주기적인 업데이트, 고객 경험(후기) 관리, 정기적 프로모션 등에 대한 이유를 생각하고 고민하면 좀 더 풍부하게 준비된 쇼핑몰 운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류를 해본 것입니다.

늘 고객에게서
모든 이유와 과정과 결과가 나옵니다

우리가 고객이라 부르는 이들은 결국 나 자신과 같은 일반적인 사람이고, 사람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에 결국 고객과 상품과 기업의 삼위일체를 만들어 가는 본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