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왜'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6월에 발간된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기억력이 나쁜 편인데도 어떤 내용은 시간이 지나도 절대 잊히지 않습니다. 그중 하나가 출장 다녀오는 길에 아버지께서 사 오신, 일본 추리 소설에 나왔던 수평적 사고에 대한 내용입니다. 주인공이 상대방에게 수평적 사고를 설명하는데, 화면이 고장 난 TV의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합니다.

보통 TV 화면이 고장 나면, 그걸 고칠 때까지 TV는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지. 그걸 수직적 사고라고 말한다면, 수평적 사고란 TV를 뒤로 돌리고, 소리로만 들어도 되는 뉴스 채널을 틀어놓는 것과 같은 거야. 사람들은 액자는 무조건 사각형이어야 한다고 여겨. 그래서 그림도 사진도 사각형이 베이스가 되지,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의 모양이 사각형은 아닌데 말이야.

 

이건 마치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속담에 사로잡혀서, 도통 물이 안 나올 것 같은 구덩이에 매달리는 것과 같아. 수평적 사고란 빨리 물만 나올 수 있을 것 같으면, 여러 구덩이를 파도 된다는 식이지. 좌뇌의 논리로만 세상을 살지 말라고, 우리에게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우뇌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란 말일세.

어릴 적 읽었던 대목이 지금까지 제 평생을 따라다닙니다. 덕분에 저에게는 2개의 '왜?'가 생겼죠. '왜 하지, 할까, 했을까, 하는 걸까?'의 이성적인 '왜'와 '왜 이렇게만 해야 하지, 저렇게만 하는 걸까, 저렇게만 보고, 저렇게만 정의할까?'의 변수를 인정하는 '왜'. 이렇게 2개의 '왜'를 갖게 되었습니다.

 

완성도와 가능성. 정통성과 확장성. 확실함과 불확실함. 과거를 토대로 한 선택과 과거를 발판으로 한 도전. 익숙함과 낯섦. 우리에게는 좌뇌와 우뇌가 다 있다는 그 대목이 여전히 제 뒤통수를 때리는 망치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하는 사업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곤 합니다. 익숙하다면, 이미 사각형에 갇혀 버린 거니까요. 사실 어제 하던 대로 사는 일은 편합니다. 바꿀 필요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익숙하게 사는 동안 우린 끝내 사각형에 갇혀 버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