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으로 프리미엄 가구 시장을 점령한 카르텔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6월에 발간된 <탐나는 프리미엄 마케팅>의 본문 내용을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처음으로 프리미엄이 된 플라스틱이 있다. 바로 '루이고스트 의자'로 유명한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카르텔(Kartell)의 이야기다. 루이고스트 의자는 프랑스의 루이 15세 시기에 유행하던 신고전주의 조류를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한다. 육안으로 꼼꼼히 비교해보면 진품과 차이를 느낄 수 있겠지만 플라스틱은 복제가 쉽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의자가 어떻게 전세계에 모조품이 넘쳐나도록 인기 있는 의자가 되었을까? 핵심은 소재의 파격성을 완성시켜준 화학전문 회사들과의 협력과 팝아트 디자인을 간결한 이미지로 끌어올려준 외부 디자이너와의 협업이었다.

카르텔이 선보인 플라스틱 의자

1960년대 처음 카르텔이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로 가구를 만들겠다는 행보는 한마디로 미친짓이었다고 한다. 책 <이탈리아 브랜드철학>에 따르면 이탈리아 가구브랜드 카르텔을 창립한 줄리오 카스텔리는 노벨상을 수상한 화학자 줄리오 나타 밑에서 훈련받은 화학 엔지니어였다고 한다.

 

초기에 자동차 액세서리와 스키용품 등을 만들어 팔다가 점차 그릇, 생활용품, 가구 등으로 옮겨갔다. 당시 깨지기 쉬운 도기 그릇과 철양동이 같은 무거운 용품을 쓰던 상황에서 가볍고 색상도 독특한 플라스틱 제품이 나오자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성공을 발판으로 1963년 카스텔리는 테이블과 서랍장 같은 가구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한다. 그러나 감각적인 디자인의 플라스틱 가구는 당시 고전적인 디자인이 대세였던 보수적인 이탈리아나 유럽 지역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그래서 유럽 대신 과감하게 미국으로 눈을 돌려 뉴욕 소호거리에서 첫선을 보인다.

 

플라스틱으로 프리미엄 가구 시장을 점령한 카르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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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2019년 6월에 발간된 <탐나는 프리미엄 마케팅>의 본문 내용을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처음으로 프리미엄이 된 플라스틱이 있다. 바로 '루이고스트 의자'로 유명한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카르텔(Kartell)의 이야기다. 루이고스트 의자는 프랑스의 루이 15세 시기에 유행하던 신고전주의 조류를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한다. 육안으로 꼼꼼히 비교해보면 진품과 차이를 느낄 수 있겠지만 플라스틱은 복제가 쉽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의자가 어떻게 전세계에 모조품이 넘쳐나도록 인기 있는 의자가 되었을까? 핵심은 소재의 파격성을 완성시켜준 화학전문 회사들과의 협력과 팝아트 디자인을 간결한 이미지로 끌어올려준 외부 디자이너와의 협업이었다.

카르텔이 선보인 플라스틱 의자

1960년대 처음 카르텔이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로 가구를 만들겠다는 행보는 한마디로 미친짓이었다고 한다. 책 <이탈리아 브랜드철학>에 따르면 이탈리아 가구브랜드 카르텔을 창립한 줄리오 카스텔리는 노벨상을 수상한 화학자 줄리오 나타 밑에서 훈련받은 화학 엔지니어였다고 한다.

 

초기에 자동차 액세서리와 스키용품 등을 만들어 팔다가 점차 그릇, 생활용품, 가구 등으로 옮겨갔다. 당시 깨지기 쉬운 도기 그릇과 철양동이 같은 무거운 용품을 쓰던 상황에서 가볍고 색상도 독특한 플라스틱 제품이 나오자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성공을 발판으로 1963년 카스텔리는 테이블과 서랍장 같은 가구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한다. 그러나 감각적인 디자인의 플라스틱 가구는 당시 고전적인 디자인이 대세였던 보수적인 이탈리아나 유럽 지역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그래서 유럽 대신 과감하게 미국으로 눈을 돌려 뉴욕 소호거리에서 첫선을 보인다.

 

젊고 모던한 분위기와 팝아트가 유행인 뉴욕에서 더 먹힐 것이라는 촉이 맞아 떨어졌다. 그렇게 이탈리아 브랜드이지만 뉴욕에서 먼저 성공을 거두고 유럽에서 성공을 이어갔다. 그러나 플라스틱이라는 것이 따라하기 쉽다 보니 어느새 저가 모조품이 판을 치게 되고 다시 경영난에 빠지고 만다.

이에 대한 카르텔의 결심은
플라스틱 가구의 명품화였다

그간 여러 플라스틱 소재를 연구했던 자산을 기반으로 디자인 완성도를 명품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그리하여 프랑스 산업 디자이너, 필립 스탁을 찾아갔다.

 

바로코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투명한 루이고스트 의자는 보일 듯 말 듯한 실루엣과 파격적인 시도로 카르텔을 명품가구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루이고스트 의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가구로 기록되었다.

 

월간 <디자인>에서 진행한 카스텔리의 사위이자 현재 대표인 클라우디오 루티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그는 아직도 필립 스탁을 만나 오랜 시간 동안 디자인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디자이너가 갖고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예술적인 디자인을 상용 제품으로 만들기까지 회사에서 투자하는 시간과 개발 비용은 엄청나다고 한다. 타임리스 디자인 작품이 출시되기까지 아이디어 단계에서 최종 생산 직전까지 사장되는 디자인과 시제품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길게 투자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뚝심과 철학이 있어야 하며, 디자이너의 세계를 존중하고 기다려줄 수 있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1949년에 설립된 카르텔은 아직까지도 자체 공장이 없다고 한다. 디자인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카르텔이 함께한 40여 명의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한국 디뮤지엄 '플라스틱 판타스틱'전에서 전시하기도 했다.

 

포장마차나 편의점 등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원형의자를 누구나 알 것이다. 싸게는 3,240원부터 판매되는 이 의자는 업소용 플라스틱 의자, 야외 의자, 간이 의자 등의 이름으로 불리지만 뚜렷한 브랜드 이름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만약 여기에 누군가 이름을 붙이고 예술적 감각과 위트를 불어넣고 색상을 세련되게 뽑고 유통 채널을 잘 기획한다면 이 또한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프리미엄은 일상에서 쉽게 보고 접하는 물건에 하나의 차이를 만들어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다. 익숙하지만 뭔가 다른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아마도 그건 나도 하겠다고 생각하겠지만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누가 어떻게 기획하고 먼저 실천에 옮겨 실행하는가다.

초콜릿 포장이 작품이 된 매스트브라더스 초콜릿

매스트브라더스는 2007년 뉴욕 근처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서 마이클 매스트와 릭 매스트라는 젊은 두 형제가 시작한 작은 스타트업 회사이자, 고급 수제 초콜릿 브랜드다. 최상의 카카오빈을 직접 구매하고 공정거래무역을 실천하며 콩 선별에서부터 초콜릿바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드는 정통 초콜릿바 비즈니스 모델을 고집하고 있다.

 

성공의 요인으로는 초콜릿 자체의 뛰어난 품질과 좋은 재료를 이용한 탁월한 맛도 있지만, 필자가 꼽는 일등공신은 한눈에 꽂히는 탁월한 포장 디자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패션 브랜드처럼 매 컬렉션별로 출시되는 초콜릿바 포장 디자인은 하나의 추상화나 건축 조형물, 세련된 원단 패턴을 보는 듯하다.

매스트브라더스의 시그니처가 된 기하학 패턴의 고급스러운 포장지

2012년 매스트브라더스에 합류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네이선 워켄틴은 원래 빈티지 스타일의 남성복과 가죽 재킷 등을 디자인한 패션 디자이너였다. 그는 초콜릿 포장지 하나를 디자인하기 위해 수많은 아트 작품과 갤러리, 건축물을 참고하고 세라믹 디자인, 패브릭 디자인 등을 심도 있게 벤치마킹하여 매스트브라더스의 시그니처가 된 기하학 패턴의 고급스러운 포장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초콜릿 겉 포장지 하나에도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만들었기에, 두 형제가 약 10년 전 시작한 비교적 짧은 역사의 작은 초콜릿 브랜드가

 

기성 초콜릿을 녹여서 제품 포장만 달리하여 비싼값에 판매한다는 소송에 휘말렸을 때도 매스트브라더스는 잘못된 소문을 바로잡고 직접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제품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제품 본연에 충실하며 퀄리티 높은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에 과감한 투자를 하여, 프리미엄 가치를 높이고 잘못된 소문은 스스로 걷혀지게끔 기다렸다.

 

다행히 원재료 소싱부터 초콜릿 생산, 디자인,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정공법을 택한 매스트브라더스의 전략은 통했고, 진실은 결국 밝혀졌다. 원재료 소싱부터 초콜릿 생산, 디자인,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정공법을 택한 매스트브라더스의 선택은 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