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문턱이 높아지다

은행이 까다로워질 때는 언제일까요? 다음 네 가지 경우입니다. 첫째, 성장둔화. 둘째, 역마진. 셋째, 만기 부담 증가. 넷째, 담보가치 하락. 그런데 지금 이 네 가지 상황이 다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 대출을 관리해야 할 조건은 성장둔화, 역마진, 만기 부담 증가, 담보가치 이 네 가지다. ⓒUnsplash

최근 세계은행이든 국제통화기금(이하 IMF)이든 하나같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 관련 기사: IMF, 세계 경제성장률 또다시 하향…0.1%P 낮춘 3.2% 전망 (한국경제, 2019.7.23)

 

가끔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분이 있어요. 세계은행이나 IMF의 전망이 잘 맞냐고요. 똑똑한 사람이 모였다고 늘 잘 맞추는 건 아니니까요. 저는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는데 로직이 더 중요하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세계은행이나 IMF의 보고서는 꼭 챙겨봅니다. 시그널을 주거든요.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어요.

 

이프로: 맞든 틀리든 영향을 준다?

 

김효진: 기업에서 경영계획을 세울 때 어디 숫자를 인용하겠어요. 기업이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좋고 안 좋고에 대한 시그널과 전체 플로우를 볼 수 있는 좋은 툴이에요.

 

이프로: 기업 빚이 줄 거나 행보가 멈칫하는 게 위기의 신호일 수 있지만, 투자 방식이 바뀌었거나 자금을 투입할 일 자체가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위기의 신호가 아니라 변화의 신호인 거죠.

 

김효진: 그럴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프로님 말씀대로라면 10년 단위나 5년 단위로 산업 구조가 바뀔 수 있죠. 론이나 채권납행이 덜 필요한 구조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2018년 4분기와 2019년 1분기 사이에 그런 변화가 있었다면 그건 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환경의 변화라고 해석해야겠죠.

 

네 가지 조건을 좀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조건인 성장둔화는 이미 여러 군데서 시그널이 나왔다고 말씀드렸고요.

 

두 번째가 역마진인데, 2019년 3월 21일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주가도 밀리고 이슈가 됐어요.*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 경제침체가 온다는 건 이미 알려진 팩트입니다. 그런데 꼭 그래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어떤 연관성 때문일까요? 세상은 변하는데요.

* 관련 기사: 美 불황 시그널…장단기 금리차 12년 내 최소 (매일경제, 2019.3.22)

 

공포론을 조장하려는 건 아니지만,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은 오늘보다 내년·내후년의 경기가 안 좋으리라는 게 금리에 반영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 경기침체가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