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기만의 몰입 비법이 필요하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2년 10월에 발간된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을 큐레이션하였습니다.

월터 아이작슨이 쓴 전기 <스티브 잡스>를 다 읽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벌여놓은 책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그의 인생 역정이 워낙 파란만장하다 보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가끔은 책을 덮고 곰곰이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내가 쓴 다른 글을 찾아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책을 들춰보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가 워즈니악과 만나 우정을 나누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당대 최고의 인재들이 같은 동네에 살게 되었을까, 과연 그게 우연이기만 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주위에서도 그런 일이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고교 입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강남처럼 부자들이 모여 사는 곳도 아닌데, 묘하게도 그 시절에 인재들이 한 동네에 몰려 있었던 기억. 확률적으로 우연이라 치부하고 행운이라 믿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어린 시절의 그들은 분명히 좋은 영향을 주고받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면 지금의 잡스와 워즈니악은 없었을 것이다.

 

아이작슨의 책을 읽다가 떠오른 다른 의문점 가운데 하나는 흔히 지적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지는 게임과 스티브 잡스의 관계였다.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은 둘 다 게임을 좋아했다. 잡스가 처음 일한 회사는 게임 회사인 아타리(Atari)였고, 워즈니악이 잡스가 자신을 돈과 관련해 속였다고 믿는 사건도 그 게임 회사의 '퐁'이라는 게임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일어났다.

 

그런데 왜 어떤 사람은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 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큰 회사를 일으키고, 어떤 사람은 게임에 빠져 인생을 망치는 것일까? 후자 쪽의 자식을 둔 부모는 대개 그것이 게임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부모뿐 아니라 이른바 심리와 교육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게임을 일정 부분 규제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보면, 게임처럼 영업 이익률이 40%가 넘고 주가 수익 비율(PER)은 20배에 가까운 부가 가치가 높은 산업을 규제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

 

비단 게임만이 아니다. 어른들은 제 아이가 책을 보면 으레 좋아하지만, 무슨 책이든 읽는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톨스토이의 소설들이 대부분 명작이긴 하지만, 그런 책만 24시간 열심히 읽어댄다고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어떤 종류에 속하는 몇몇 아이만이 그런 명작에서 남달리 많은 자양분을 흡수하며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