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한 방'이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2년 10월에 발간된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을 큐레이션하였습니다.

'인생은 한 방'이라는 말이 있다. "아직은 풀리지 않았지만, 언젠가 기다리던 한 방이 오면 지금처럼 지루하고 별 볼 일 없는 생활은 끝이야." 밑바닥 인생의 모습을 다루는 영화의 한 장면에서 주인공이 이런 말을 내뱉으면 철없고 너절해 보인다. 그 말이 맞다면, 굳이 노력할 것 없이 그 한 방이 오기를 믿고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이고 희망의 정수일 것만 같다. 비교육적이고 몰상식한 가르침이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대다수 선량한 사람을 모욕하는 소리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인생은 한 방"이라는 것은 우리가 성공을 정의할 때 성공이 담고 있는 분명한 속성의 일부임을 알게 된다. 우리가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 가운데 그 '한 방' 없이 드라마틱한 성공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폴레옹이나 알렉산더 대왕처럼 역사의 현장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온 세상에 드러낸 인물 중에서 딱히 그 보기를 찾을 필요까진 없다. 월드컵에서 현란한 골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박지성이나 드라마 한 편으로 한류 스타의 반열에 오른 배용준 그리고 초기의 슬럼프를 영화 한 편으로 날려버린 박찬욱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연예계나 스포츠계에만 있는 일은 아니다. 조지 소로스를 세계적인 트레이더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1992년 9월 파운드를 방어하려던 영국중앙은행을 반대 포지션으로 굴복시킨 사건이었고, 케네스 로고프를 체스 챔피언 출신의 평범한 경제학자에서 세계적인 경제학자의 반열로 올려놓은 것은 1983년의 논문 한 편이었다.

 

특히 그 운동이 수영이든 테니스든 골프든, 투자한 시간에 비례해서 실력이 향상되진 않는다. 그게 어떤 운동이든, 수능 성적이나 토플 성적을 올리는 공부든, 아니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다.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을 테지만, 그런 믿음 속에서 차곡차곡 노력을 쌓아 올리는 행동이 꼭 차곡차곡 쌓이는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하루 두 시간쯤 공부하면 그때마다 1점씩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게 인생이라면, 살아가기가 퍽 쉬울 것이다. 영어 공부를 한 시간 할 때마다 1초 이상씩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사람들은 영어 공부에 열심히 매달릴 것이다. 하루 한 시간 운동하면 0.03kg씩 날마다 뺄 수 있다면, 사람들은 운동에 진지하게 몰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