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2년 10월에 발간된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을 큐레이션하였습니다.

나는 편견으로 가득 찬 책을 쓰고 싶었다. 누가 말하든 상관없고 무얼 말하든 지루하기 짝이 없는 말랑말랑한 책이 아니라, 상식에 도전하고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그런 책을 내고 싶었다. 내가 그런 책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 내가 그런 책을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정확한 전망과 좋은 전략을 사랑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정확한 전망을 하고 좋은 전략을 세울 수 있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면 좋은 트레이더가 될 것이고, 돈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세상에는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동물적 감각으로 알아맞히는 그런 부류의 트레이더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트레이더는 어느 날 갑자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초능력을 갖게 된 슈퍼 히어로와 같다. 그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자신의 능력 때문에 전전긍긍한다. 가격이 오를 것인가 내릴 것인가 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수없이 해봐도 좋은 대답을 얻기 어렵다. 어리석은 질문이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질문에는 어리석은 대답이 나올 때가 많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앞으로 뭐가 되고 싶은지 물어보곤 한다. 이런 건 나쁜 질문의 전형이다. 엉터리 같은 질문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커서 제대로 된 질문을 하는 능력을 갖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능력을 갖지 못하면 몇 가지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첫째,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한다. 인간은 사는 동안 크고 작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곤 한다. 이를테면 어떤 대학에 가서,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어떤 상대를 만나 결혼을 할 것인지 따위는 인간이 마주하는 크고 긴 갈림길과 같다. 어느 길로 가느냐에 따라 삶이 엄청나게 달라지므로 인간은 여러 가지 선택지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고르길 원한다. 하지만 그런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특별한 힘이 필요하다. 그것은 직관일 수도 있고, 이성일 수도 있고, 더러는 운일 수도 있다.

 

둘째,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않으면 후회가 남지 않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인생에서 어떤 사안들은 특별한 정답이 없다.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지는 그 인생을 살아보지 않고서는 알기 어렵다. 그것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지 제 나름의 정교한 프로세스를 거쳐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내린 결정이라면 후회가 남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