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ator's Comment: 질문이 관점을 바꾼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6월에 발간된 <도쿄X라이프스타일>의 본문 내용을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큐레이터의 코멘트는 회색 박스로 표시했습니다.
용도는 물건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정해지고 부여됩니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것처럼, 물건도 자신의 운명인 용도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늘 보던, 누구나 가지고 있던, 그래서 특별할 것 없었던 일상 속 물건들이 생각지 못했던 용도로 쓰이기 시작할 때 물건은 새로 태어납니다. '비커는 왜 맥주잔이 될 수 없지?', '정장은 왜 작업복이 될 수 없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익숙함의 새로움. 일상적인 것을 특별하게 바꾼 두 브랜드의 비결은 아주 작은 관점의 전환이었던 것 아닐까요.
실험도구의 멈추지 않는 실험, 리카시쓰
리카시쓰(リカシツ)는 실험실의 도구인 비커, 플라스크, 시험관을 생활 속 공간으로 옮겨놓은 리빙 아이템 브랜드다. 실험도구를 어떻게 리빙 아이템으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유리'라는 특성에 초점을 맞추면 해결된다. 비커, 플라스크, 시험관은 유리잔, 화병, 화장품 병, 전구에 이르기까지 유리로 이루어진 모든 제품으로 변신할 수 있다. 비커 모양의 와인 잔, 삼각 플라스크 모양의 전등갓, 시험관으로 된 연필꽂이 등 평범했던 유리 용기가 실험실이라는 맥락을 만나 흥미로운 오브제로 변신한다.
2019년 5월, 이케아는 '최초의 0유로 컬렉션'이라며 라곰(Lagom) 컬렉션을 발표했다. "버리지 말고 라곰 하세요." 제품의 업사이클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캠페인이라 이를 0유로라 칭한 것이었다. 컵케이크를 굽는 틀에 허브를 키우고, 잼 병에 대파를 키우는 아이디어가 이어지는데 이케아는 이를 설명할 때 목적을 달리한다는 의미의 동사인 'Repurpose'를 사용한다. 리사이클(재활용), 업사이클(새활용) 개념과 리퍼포스(다른 목적에 맞게 만들다, 고치다)는 어떻게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