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의 말

클릭 몇 번이면 최저가 상품을 당일 배송으로 주문할 수 있는 시대. 이런 시대에 오프라인의 어떤 공간을 방문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게가 사진 찍기 좋은 예쁜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제품의 품질이 특별히 뛰어날 수도 있습니다. 직원의 태도가 괜스레 기분을 좋게 만들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가게의 역사와 이야기가 의미 있게 다가와서 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방문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좋아서 비싼 커피값을 기꺼이 지불하며 자주 방문하는 카페가 있습니다. 특별히 커피가 맛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저렴하고 맛있는 커피 만들기에만 열중했던 카페의 주인들은 조금 억울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네요.

 

온라인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함에 따라, 크고 작은 오프라인 상점들은 사람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해당 공간을 방문하게 만들도록 해야 합니다. 쓸모가 아니라 매력과 가치가 발걸음을 불러모으기 시작했으니까요. '사람들은 어떤 곳을 가고 싶어 할까'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싶어 할까'로 이어집니다. 도쿄는 이러한 고민에 대해 각자 자기만의 답을 가진 상점을 가득 품은 도시입니다.

도쿄의 거리 풍경 ⓒShutterstock

'도쿄' 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인파가 쏟아지는 거대한 교차로, 꼭 기념사진을 한 장씩 남겨야 하는 랜드마크인 도쿄타워, 낮보다 화려한 밤을 만드는 간판의 다채로운 불빛들. 모두 도쿄라는 도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지만, 저는 그보다는 골목마다 길마다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수많은 편집숍을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주인의 취향으로 가득 채워진 크고 작은 편집숍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속에서 누군가의 생각과 그가 살아온 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또 다른 상점들을 찾아 나서면 되니까요.

 

<도쿄 라이프스타일>은 브랜드를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은 세 명의 저자에게 인상 깊었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호화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과시하듯 전시하고, 선망의 대상으로 만들어 그것을 좇게 만드는 브랜드라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삶을 살도록 돕는 매장과 브랜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