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창업가와 투자자가 말하는 '일'

여성 스타트업 창업가·투자자들은 커리어와 기업 운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2010년 창업 후 크게 성장한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Nuna의 창업가 지니 킴(Jini Kim), 페이스북과 에어비앤비 등의 초기 투자기관으로 유명한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의 COO 로렌 그로스(Lauren Gross), 실버레이크(Silver Lake) 사모펀드의 매니징디렉터 에이제이 머피(A.J. Murphy), 어드밴트 인터내셔널 (Advent International)의 로렌 영(Lauren Young) 등 업계를 이끄는 여성 리더들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일'에 대한 각자의 인사이트를 나눴다.

나만의 경험과 이야기를 녹일 것

이름에서 예측할 수 있듯 지니 킴은 한국계 2세다. 그가 창업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Nuna' 또한 한국어 단어 '누나'에서 따온 이름이다.

강연 중인 지니 킴과 제시카 레신 ⓒ김종현

구글 헬스 PM으로 의료 관련 업계 일을 시작한 지니 킴은 구글에서 6년을 근무한 뒤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Nuna는 미국의 복잡하고 비싼 의료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정부·병원·보험사의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구글·AOL 등에 투자해 실리콘밸리 '미다스의 손'으로 알려진 존 도어(John Derr)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니 킴의 이야기가 특별한 이유는
개인적인 사연이 커리어 전반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민 2세대로서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부모님 아래 자란 그에게는 심한 자폐증을 앓는 남동생이 있다. 남동생이 2살 때 자폐임을 알게 된 후, 어린 나이부터 부모님과 함께 남동생을 돌봤다. 영어가 서툰 부모님을 대신해 초등학교 때부터 병원에서 의사와 부모님 사이 통역사 역할을 했고, 동생을 위해 직접 의료 관련 서류를 쓰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미국 내 여러 의료 제도를 알게 됐다. 정부 의료 시스템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미국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알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