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 먹지?'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

연구 대상자는 평생 마른 몸매를 유지했다. 신진대사가 특별히 활발해서가 아니었다. 먹는 데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였다. 과식하거나 메뉴를 고민하는 법도 없었다.

 

영국 연구팀은 이들이 식욕을 억제하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덕분에 당뇨병이나 심장질환 발병 위험도 낮다.

 

2019년 4월 18일 과학저널 셀에 발표된 연구 내용이다. U.K. 바이오뱅크(U.K. Biobank)가 보유한 50만 명(40~69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상자를 선정한 연구팀은 그들의 DNA 샘플과 의료기록을 분석하고 수년에 걸쳐 추적 관찰했다.

 

이들은 같은 집단을 대상으로 두 번째 실험도 진행했다.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비만이 될 위험도를 예측하는 '비만 유전자 위험지수'를 개발하고 셀에 발표했다.

 

두 연구는 체중을 결정하는 생물학적 요인이 존재한다고 말한다.그리고 이 유전자는 신진대사가
아닌 식욕에 영향을 미친다

달리 말하면, 과체중이나 체중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마르게 타고난 사람들에 비해 공복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것이다.

 

식욕을 억제하는 유전자 변이 연구는 케임브리지대학교 신진대사 및 의학 전공의 사다프 파로키(Sadaf Farooqi) 교수와 전염병학자 닉 웨어햄(Nick Wareham)이 이끌었다.

 

연구의 시작은 파로키 교수의 MC4R 유전자 연구였다. 파로키 교수는 20년간 MC4R을 연구했다. 처음에는 정반대의 목적으로 이 연구를 시작했다. 왜 어떤 사람은 말랐는지가 아니라 왜 어떤 사람들은 과체중인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MC4R 변이를 가진 사람은 비만인 경우가 많다. 고도비만 어린이의 6퍼센트가 이에 해당한다. MC4R 변이의 종류에는 300가지가 있는데 단일 유전자로는 가장 흔한 비만의 요인이다.

 

파로키 교수와 연구진은 MC4R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포만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보통 식사를 하면 MC4R 유전자가 활성화되면서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전달한다. 그리고 MC4R 유전자는 다시 비활성화된다. 하지만 희귀 MC4R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이 유전자가 작동하지 않아 충분히 먹었다는 신호를 전달받지 못한다. 이들은 항상 배고프며 과체중인 경우가 많다. 또 변이가 없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과 심장질환 발병률이 50퍼센트 더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