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투자하세요

Editor's Comment
- 미국 달러의 한국 원화 병기 시 2019년 5월 27일 기준 KEB 하나은행 고시 매매기준율을 적용했습니다.
- 챕터 이미지 ⓒBeyond Meat
2019년 5월 2일 식물성 버거와 소시지를 제조하는 비욘드 미트(Beyond Meat)가 상장했다. 나스닥에 공모가 25달러(약 3만 원)로 거래를 시작해 하루 만에 65.75달러(약 8만 원)로 마감했다.

 

뉴욕 증시 첫날 무려 163퍼센트의 주가 급등*을 보여주면서 육류를 대체할 식물성 원료를 개발하는 신세대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음을 증명했다.

* 현재 주가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상승 폭은 손에 꼽는 수준이다

플로리다대학교 제이 리터(Jay Ritter) 교수는 지난 10년간 주요 미국 증시에서 이보다 큰 상승폭을 보인 회사는 딱 두 군데라고 했다. 둘 다 생명공학기술(biotech) 스타트업이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비욘드 미트는 식물성 대체육류업체 중 첫 상장기업이다. 하지만 관련 스타트업이 점점 늘면서 산업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최대 경쟁업체인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는 버거킹과 제휴해 2019년 4월 식물성 와퍼를 출시했다.* 세인트루이스 매장에서 시범으로 버거를 선보였는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자 4월 말부터 미국 전역에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 관련 기사: Behold the Beefless 'Impossible Whopper' (The New York Times, 2019.4.1)

 

버거킹의 발표 다음 날, 맥도날드 CEO 스티브 이스터브룩(Steve Easterbrook)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맥도날드 역시 식물성 버거 개발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 관련 기사: McVeggie burger? McDonald's weighs whether to jump on the plant-based burger bandwagon (Chicago Tribune, 2019.4.30)

 

육가공업체 타이슨 푸드(Tyson Foods)* 역시 자체적으로 식물성 단백질을 개발하고 있다며 초기에 투자한 비욘드 미트 지분을 상장 전 매도했다.

*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육가공업체

 

틈새시장? 아니 대세!

2019년 상장한 첨단 기업이 그렇듯, 비욘드 미트도 적자를 보고 있다.* 2018년에만 3000만 달러(약 358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매출은 전년 대비 170% 상승한 8800만 달러(약 1050억 원)로 집계되었다.

* 관련 챕터: [뉴욕타임스] 리프트, 상장과 함께 10억 달러 순손실 공개하다 (PUBLY, 2019.3)

 

비욘드 미트는 경쟁업체와 마찬가지로 식물성 버거와 소시지가 채식주의자 틈새시장에서 벗어나 전통 육류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투자자를 설득했다. 완두콩 단백질과 비트 주스 등의 재료로 고기의 식감과 맛을 내고, 동시에 육류 소비를 줄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환경과 건강상의 이점도 내세웠다.

비욘드 미트 버거 ©Emily Berl for The New York Times비욘드 미트 CEO 에단 브라운(Ethan Brown)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의 현상으로 봅니다. 소비자가, 인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비욘드 미트가 건드린 겁니다.

비욘드 미트 제품은 슈퍼마켓 1만 5000곳과 일부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만날 수 있다.

 

비욘드 미트는 상장 전 매도할 주식 수와 가격을 꾸준히 높여왔다. 결과적으로 2억 4000만 달러(약 2865억 원)를 조달했는데, 상장 전 유치한 총 투자액보다도 높은 금액이다.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2018년 가을 투자자를 모집할 당시 기업가치는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6000억 원)로 평가됐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38억 달러(4조 5000억 원), 창업자 브라운이 가진 지분은 2억 달러(약 2388억 원)가 넘었다.

 

성공적인 주식공모였으나 비욘드 미트로써는 아쉬움이 남는다. 상장 전 투자금을 더 조달할 수 있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주식공모를 하면 공모가를 기업이 가져간다.* 그러니까 주가 상승으로 얻은 이익은 회사가 아닌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 비욘드 미트의 공모가는 25달러(약 3만 원)이었다.

 

브라운은 말한다.

지금보다 자금을 더 확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시장의 반응은 고무적입니다.

큐레이터의 말: 채식, '힙한 소비'가 되다

The Year of the Vegan이코노미스트는 2019년을 '비건의 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제 채식 문화는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시장의 기대를 얻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2015년에는 채식 인구가 미국인의 3.4퍼센트에 불과했지만 이제 미국인 20~34세의 4분의 1이 채식을 택한다고 합니다.

 

과거의 채식이 건강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오늘날의 채식은 좀 더 주류적인 소비성향에 가까워졌다는 게 최근 분위기죠.

 

기사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상장 첫날 비욘드 미트는 공모가 25달러보다 훨씬 높은 금액인 65달러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약 3주가 지난 5월 23일에는 82달러(약 9만 7000원)로 거래를 마쳤고요. 당초 예상보다 시장의 기대치가 훨씬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비욘드 미트는 푸드테크 분야의 유니콘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2019년 5월 2일 상장한 비욘드 미트는 2009년 미국에서 문을 연 식물성 대체육류업체입니다. 콩, 버섯, 호박 등의 채소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식물성 고기를 만들죠.

 

비욘드 미트에 투자한 이들의 명단도 꽤 화려한데요. 한국 핀테크 기업 토스(Toss)의 투자자로 알려진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드 바이어스(KPCB)가 이 회사의 주식 16퍼센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트위터 공동창업자 에반 윌리엄스(Evan Williams)의 어비어스 벤처(Obvious Ventures)가 그다음으로 많은 주식인 9퍼센트를 가지고 있고요.

 

빌 게이츠(Bill Gates)와 구글 공동 창립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도 비욘드 미트의 초기 투자자들입니다.

 

한편 비욘드 미트의 뒤를 이어 대체육류 시장의 2위를 차지한 임파서블 푸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테크 박람회라 할 수 있는 CES 2019에서 키노트를 하고 시식관을 운영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관련 기사: [CES 2019] 피 흘리는 채식 버거를 먹어봤다, 육식의 혁명이다 (바이라인 네트워크, 2019.1.14)

 

두 기업 모두 실리콘밸리가 주목했던 테크 기업과 같이 '초기 벤처캐피털의 투자'로 투자금을 확보하고 수익을 늦추는 스타트업식 성장 공식을 따르고 있죠.

 

채식주의자만 먹는 버거?

흥미롭게도 이 대체육 시장의 고객은 채식주의자가 아닌, '고기를 끊고 싶지만 끊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분야의 핵심 기술은
얼마나 '고기'와 비슷한 맛을
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과거에도 채식주의자를 위한 고기는 있었습니다. '콩으로 만든 고기'말입니다. 하지만 미국 테크 기업에서 만든 대체 고기는 기존 콩고기와 다릅니다. 이 고기는 심지어 코코넛 오일로 육즙마저 재현하면서 그 맛과 식감을 살립니다.

 

이들은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하고 섬유질과 효모 같은 재료를 넣어, 일반 고기에 비해 철분과 단백질이 많은 고기를 만들었습니다. 이 고기는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고 유해성분도 적다고 합니다. 맛도 맛이지만 육류보다 더 '건강을 생각하는 고기'라는 거죠. 물론 맛도 인정받았습니다. 임파서블 푸드는 '피 흘리는 채식 버거'라는 별명으로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시장에서의 유통도 상당 부분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비욘드 미트는 홀푸드에서 살 수 있고, 미국 내 TGIF 등 많은 레스토랑에서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기사에서 소개한 대로 버거킹과 콜라보로 육류 없는 햄버거를 개발 중이며, 맥도날드 역시 육류 패티의 대안을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이제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식품기업은 대체고기를 판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일종의 분위기가 형성된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 이런 채식 열풍은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성향 중 하나로 꼽히는 윤리적 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을 선호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과도 궤를 같이하죠.

 

비욘드 버거 가격은 미국에서 일반 소고기 버거보다 2달러(약 2300원) 정도 비싸지만, 건강과 환경을 중요하게 여기는 새로운 시대의 소비자는 기꺼이 지불합니다. SNS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유럽 등지에서는 '비거니즘'* 자체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며 인스타그램 등에서 그런 모습을 기꺼이 드러내죠.

* 육류나 모피 등 동물에서 얻은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것

 

소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젊은 세대에게 환경친화적이고, 건강을 생각하며, 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기업은 '소비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로 유명한 김난도 교수는 2019년 트렌드로 'Green Survival: 필환경시대'를 예측했는데요. 이제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친환경'을 선택해야만 한다고 전망했습니다.

 

* 임파서블 버거 역시 친환경을 강조한다 ⓒImpossible Foods

 

임파서블 푸드의 공식 영상은 이런 브랜드의 지향점을 잘 보여줍니다. 바로 이 지점이 투자자가 비욘드 미트를 비롯한 식물성 고기 시장의 성장에 미래가 있다고 예측하는 이유일 겁니다.

 

참고로 비욘드 미트는 한국에서 동원 F&B를 통해 수입됩니다. 한국에 선보인 지 한 달 만에 1만 팩이 팔렸다고 합니다. 비욘드 미트의 시식평이 궁금하다면 이곳에서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