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악 신은 K-POP보다 인디 음악

인디 음악의 강세가 재밌게 흘러간다. 차트에서는 잔나비가 BTS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고, 볼빨간사춘기, 장범준, 백예린의 음원이 뒤이어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덕분에 '힙(Hip)한 게 싫다'고 말하던 잔나비는 이제 '가장 힙한 밴드'가 됐고 아이돌에 집중했던 젊은 눈과 귀는 '빈티지 팝(Vintage Pop)'이라는 장르로 향하고 있다.

 

K-팝이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 Billboard Music Awards)에서 3년 연속 수상하며 이른바 세계적 주류로 통하고 있는 와중에 한국에서는 전혀 다른 판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대중이 세계적 주류인 K-팝보다 인디 음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단순하게, 더 이상 힙한 게 싫어서일까?

  • EDITOR 신기호

힙한 게 싫어서? 아니, 취향이 중요해

2014년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4명의 10대 아역 배우가 출연했다. 좋아하는 음악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김유정은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를 불렀다. 다른 배우 역시 제이래빗과 10cm의 노래를 선곡했다.

 

한창 예민할 10대 아역 배우들이 인기 TV 쇼에서 공유한 취향은 모두 인디 음악이었다. 그리고 다음 해 <무한도전>에 '혁오 밴드'가 출연했다. 그렇게 혁오는 '나만 알고 싶은' 밴드에서 '누구나 아는' 밴드가 됐다.

스마트폰 스트리밍 서비스
SNS와 유튜브

음악을 듣는 방식은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이를테면 SNS 바이럴을 통해 인기를 끈 인디 음악가 '볼빨간사춘기'는 JTBC <아이돌룸>에 출연하고, JYP의 '백예린'은 인디 음악가가 주로 섭외되는 네이버 <온스테이지> 영상을 찍는다.

 

또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2000년대생 음악가의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는 10만 명이 넘고, 2006년에 데뷔해 예능인처럼 소비되던 래퍼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독특한 말투와 허세로 인기를 얻어 대학 행사에 섭외될 만큼의 인기를 얻는다.

 

나미 - 가까이하고 싶은 그대 ⓒ전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