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진정성, 지속 가능함에 대하여

10여 년 전 코카콜라와 레드불이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브랜드와 미디어를 결합하기 시작했습니다.

 

웬만한 매거진 못지않은 취재와 필력을 바탕으로 '코카콜라 저니(CocaCola Journey)'의 홈페이지가 꾸며지는 것을 보며 미디어의 정의에 대해 새로운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좋은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이며 그 브랜드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인가 말이죠.

 

와썹맨 박준형이 와썹~ 코카-콜라 오피스 어택! ⓒCoCa-Cola Korea

 

최근 감도가 높고 기본 철학이 단단한 여러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고 게시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곧 미디어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니, 미디어라는 단어 자체도 이미 편협한 정의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브랜드가 스스로의 가치와 이슈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알리고, 소통하고, 설득하는 시대입니다. 해당 분야에서 최초로 컨셉(concept)을 세우고 대중화를 이룬 라이카(Leica)루이스 폴센(Louis Poulsen), 브랜드의 철학과 제품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가 있는 코스(Cos)이솝(Aesop), 창립 초기부터 환경과 사회 이슈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조하는 파타고니아(Patagonia) 등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Pavel Fertikh ⓒUnsplash

세계 최초의 휴대용 카메라를 발명해 낸 라이카의 제품들은 삶에 대한 영감과 관찰을 가장 예리하게 포착하는 도구로 여전히 애용됩니다.

 

세계 최초의 조명 브랜드 루이스 폴센은 바람직한 라이프스타일을 강력히 지지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도구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코스는 예술, 디자인, 건축 등에서 얻은 영감을 제품에 투영한다는 창립 정신에 따라 디자이너, 건축가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함께 창작의 가능성을 넓히는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밀라노 가구박람회(Salone de Mobile)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솝 우화에서 비롯된 브랜드 이름처럼, 이솝은 제품을 통해 우아하게 드러나는 이미지와 디자인뿐 아니라 뉴욕의 문학 전문 매거진인 파리 리뷰(The Paris Review)와의 협업 등을 통해 텍스트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냅니다. *

* 참고 기사: 피플 - 이솝이야기 (W, 2014.03.26)

 

그리고 파타고니아가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브랜드를 통해 '환경'의 가치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사회 이슈를 향한 진정성 있는 태도가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최고 수준으로 보여줍니다.

 

공식 사이트에서는 신상품보다 재활용 가능한 중고 제품을 먼저 검색할 수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폐기물을 재활용한 소재로 이미 상당수의 제품을 제작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100%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겠다고 선언합니다.

Patagonia Official Website ⓒPatagonia

이처럼 진정성과 지속가능성의 가치는 브랜딩의 차원을 넘어 이미 사회 곳곳에 조용히 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호의 런던과 뉴욕 사례를 통해 더 큰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런던은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추구하고 있고, 뉴욕은 폐기물을 재활용해 지속가능한 소재로 제작하는 '리유즈(Reuse)' 프로젝트를 통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투 굿 투 고

맞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조금씩 진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퍼블리와 1년간 매달 즐거운 협업을 해나갈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아레나의 먼슬리 이슈 리포팅은 여기서 일단 멈추지만 문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전하는 영감을 독자분들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고민해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큐레이터, 박지호 아레나 편집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