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선언하는 것과 해결하는 것

돈이 되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명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연히 돈이 되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바꿔볼까요?

돈이 되어야만 문제를 '지속적으로, 빠르게, 큰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다.

이 명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기서부터는 쉽게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맞는 부분도 있지만 아닌 부분도 있으니까요.

사회문제를 '지속적으로, 빠르게, 큰 관점에서' 해결하려면 제일 먼저 돈이 필요할까? ⓒOlav Ahrens Røtne/Unsplash어떤 문제든 하나의 솔루션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사회문제라고 한다면 더 그렇죠. 개인의 마음가짐이 바뀌어야 하고, 기업이나 단체가 적합한 솔루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설득과 합의를 거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하고요.

 

또한 모든 솔루션이 동시에 펼쳐지지 않습니다. 문제의 성격이 무엇인지, 그리고 해결할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집니다. 가끔 단숨에 속도가 붙어 기대한 결과를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대체로 오랜 시간 여러 사람의 시도와 고민이 쌓여 어느 순간 전환을 만들어냅니다.

 

저는 상품이나 서비스와 같은 실질적인 솔루션을 서비스로 만들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모든 방식에는 의미가 있습니다만, 이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여겨집니다. 기사에 소개된 탄소 저감장치나 탄소를 흡수하는 플랑크톤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술도 포함해서요.

 

'한 해에 탄소를 얼마만큼 줄여야 한다'는 선언에 그치는 것과 '실제 줄일 방법'을 갖추는 것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거대한 문제가 해결 가능한 목표로 쪼개지고, 측정 가능한 숫자를 들어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죠.

수요 없는 서비스에 투자하기란

만약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지속해서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돈을 벌면 벌수록 문제를 해결하는 범위가 커질 테고요. 소비자는 자신의 편의와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서비스를 구매하는 동시에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면 투자 유치로도 이어집니다. 더 많은 자원이 모이면 더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는 또 다른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큰 시장과 큰 도전에 맞선다고
그것이 반드시 큰 비즈니스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려운 지점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에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 때입니다. 고객 개개인을 설득해 매력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어렵지만, 개인이 구매할 수 없는 서비스라면 훨씬 어렵습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매번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그 비즈니스가 지속성을 담보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기사에 나온 것처럼 탄소를 제거하고 해류의 순환을 돕는 서비스는 우리 모두가 수혜자가 될 수 있는,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누가 구매할까요? 정부나 국제 기구가 구매하거나 단기적인 예산 집행에 완전히 의존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세금 혜택도 제대로 된 솔루션은 아닙니다. 시장에서 필요에 의해 꾸준히 수요가 발생해야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이처럼 꾸준히 수익을 내고 성장할 수 없다면 서비스가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수익을 예측할 수 없는 기업에 가치만 보고 투자하라는 것은 수익 창출이 목적인 투자자에게 무리한 요구입니다.

 

기사에 언급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도 빌 게이츠, 제프 베조스(Jeff Bezos), 손정의, 레이 달리오(Raymond Dalio)*와 같은 자산가의 인내 자본을 바탕으로 합니다. 의미 있는 솔루션을 위해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것 말이죠. 하지만 이것 역시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투자자이자 자선사업가

 

*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의 투자를 설명하는 영상. 기후 문제와 같이 거대한 문제를 각각의 솔루션으로 해결하는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Brian Park

익숙한 한계, 다른 상상력이 필요하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덤벼든 사람들이 겪는 한계도 문제 해결의 대상입니다. 더 시급한 것에 집중하다 보면 대개 후순위로 밀리지만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그 한계가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기업은 기업대로, NGO나 NPO(Non-profit organization)는 그들대로, 개인이나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방식이든 공통적으로 인식 변화, 사람과 자원 부족, 기존 레거시의 권력 등 유사한 한계를 겪습니다.

 

한계에 익숙해지면 구체적인 솔루션을 모색하기보다 정부 차원의 선언이나 개인의 약속 같은 모호한 해결책을 기대하는 수준으로 끝나기도 합니다. 해결 가능한 목표로 쪼개고, 측정 가능한 숫자로 계획을 세워보는 시도가 이뤄지지 않는 거죠.

그래서 우리에게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만큼이나
그 문제를 해결하는 제반 환경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그게 무엇이든 상상력에 대한 더 많은 주목과 실험이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상상력을 실현 가능하게 만든 사례를 발견한다면 격려와 보탬이 더해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사회문제를 돈이 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빠르게, 큰 범위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