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이 된 패션

최근 한국의 의류 업계가 정체 상태입니다.* 그나마 유니클로(UNIQLO), 자라(ZARA), H&M 같은 SPA브랜드가 업계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이끌고, 다른 업체들은 부진한 실적으로 고심하고 있습니다.

* 관련 기사: 성장 멈춘 패션시장! 2019년 1.7% 성장한 43조 1006억원 전망 (패션엔, 2018.7.26)

 

일본의 의류 업계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1990년에 15조 엔을 넘었던 시장 규모가 10조 엔 이하로 축소되었습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SPA브랜드가 다수 진입해 소비자들은 저렴하면서도 디자인이 좋은 옷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메루카리(メルカリ)를 비롯해 인터넷을 통한 중고품 유통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고 의류에 대한 저항감도 줄어들었습니다.

* 2016년 기준, 일본 의류 업계의 시장 규모는 9.2조 엔이었다. (출처: 야노경제연구소)

 

이에 따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의류 소비 총액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독신으로 사는 젊은 일본 여성의 소비 내역을 살펴보면, 스커트에 소비한 금액은 1만 2000엔에서 6000엔으로 감소했습니다. 셔츠에 소비한 금액 또한 3만 8000엔에서 2만 3000엔으로 떨어졌습니다.*

* 비교대상이 된 두 금액은 각각 2004년~2008년 사이의 평균값과, 2009~2013년 사이의 평균값이다. (출처: 슈칸겐다이(週刊現代))

 

소비자의 가치관이 변했습니다. 장기간 불황을 경험한 일본의 소비자들은 자신이 정말 사용하고 싶을 때만 제한된 돈을 쓰고, 이외의 지출은 최대한 억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옷을 살 때도 필요에 따라 저렴하게 구입해, 금세 입고 버리는 소비 패턴을 보입니다. 의류 업계의 주된 고객인 여성들에게 이제 옷은 패션이 아닌 생활용품입니다.

 

그렇다면 고급 브랜드와 패스트패션 사이에 끼어버린 일본의 의류 브랜드는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을까요?

365일 진행되는 콜라보레이션

일본의 의류 브랜드들은 365일 내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이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합니다. 의류 브랜드끼리만이 아니라 업종을 초월해 타 업계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며, 특정 기간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디자인의 제품을 끊임없이 소비자들에게 선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