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사람들이 자동차를 사지 않는 이유

도쿄에 거주하는 저는 자동차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사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어마어마한 관리비 때문입니다. 도쿄의 맨션*에 살면 자가 소유라 하더라도 최소 2만 엔~3만 엔(약 20만 원~30만 원)의 주차비를 내야 합니다. 시내 주차 요금도 서울보다 훨씬 비쌉니다.

* 한국의 아파트를 일본에서는 맨션이라 부른다. 

 

한편, 도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지하철 노선도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초행인 관광객들은 JR히가니시혼(JR東日本), 도쿄메트로(東京メトロ), 오에도 선(大江戸線), 유리카모메 선(ゆりかもめ) 등 여러 회사와 다양한 노선에 당황할 것입니다. 하지만 도쿄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오히려 편리합니다. 구역마다 빼곡히 지하철역이 들어서 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제 주변에도 자동차 없이 사는 30대~40대가 많습니다. 차 살 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촘촘한 지하철 시스템을 고려하면, 도쿄에서 굳이 자동차를 모는 건 비용 대비 효율이 낮습니다. 근래에는 도요타(TOYOTA)의 긴토(Kinto) 같은 카쉐어링·자동차 정액제, 니코니코 렌터카(NICONICO Rent a Car) 같은 저가 렌터카 등 공유 서비스가 퍼지면서 차를 살 이유가 더더욱 없어지고 있습니다.*

* 일본 전국 신차 판매 대수, 1990년 - 약 510만대, 2017년 - 약 439만대 (출처: 일본자동차공업회(Japan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 이하 JAMA))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 브랜드들이 효용만으로 일본의 소비자들을 설득하기는 힘들어졌습니다. 효율로만 따지면 차는 없어도 그만인 물건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진 고가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쪽으로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습니다.

 

최근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LEXUS)는 브랜드 홍보를 위해 '렉서스 미츠(LEXUS MEETS)'라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라이프제닉 저니(LIFEGENIC JOURNEY)라는 이름의 마케팅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딱딱한 하드웨어인 자동차에 어떻게 감성을 입힐 수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30년이 지나도 새로운 렉서스

렉서스 미츠와 라이프제닉 저니를 소개하기 전에 렉서스라는 브랜드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