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서 '디테일'을 다시 생각하다
교토는 감성과 정서의 도시입니다. 기품있는 사찰과 푸르른 정원이 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토의 사계절 풍경도 그 이유입니다. 봄의 벚꽃과 여름의 푸르름,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고요함은 언제나 장관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교토 여행과 관련된 콘텐츠들은 교토라는 도시에 대한 감상과 정서를 담아낸 에세이류가 많습니다. 감명 깊게 읽은 임경선 작가의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이다혜 작가의 <교토의 밤 산책자>, 김상민 작가의 <교토의 밤> 모두 교토만의 여유로움, 고즈넉함, 아름다움이 잘 담긴 콘텐츠였습니다. 이들 에세이 덕분에 교토 여행을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머무른 5박 6일 동안의 교토는 조금 달랐습니다. 제게 교토는 한마디로 '멀티 도시'였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의 모습을 곳곳에서 만났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담은 공간이 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도,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는 공간이 끊임없이 새로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현대를 즐기다가도 조금만 이동하면 쉽게 과거를 만날 수 있었고, 그 반대로도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에도 수없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었고, 그 안에서 고객을 위한 한 끗 디테일을 다양하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도쿄 여행과는 달리 여행 내내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는데요. 덕분에 폭넓은 시야로 도시의 디테일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제게 이번 교토 여행은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을 키워준 고마운 여행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