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진 일상의 감각을 깨우는 여행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의 반복은 감각을 무뎌지게 합니다. 특별한 이벤트 없는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새로움을 발견하는 일도 점점 더 어려워지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여행은
무뎌진 자극을
다시 깨우는 역할을 합니다

여행을 통해 주변 환경을 바꾸는 것만으로 잊고 있던 일상적 감각이 살아나는 것인데요.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적응하는 동안 반복된 일상에 가려 있던 것들을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토를 여행할 때도 이러한 경험을 했습니다. 지하상가의 작은 서점에서, 거리 한쪽의 흡연 구역에서, 아라시야마의 치쿠린(竹林, ちくりん)으로 소풍 온 유치원생들을 보면서,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 감각이 다시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이 모든 것이 고객을 위한 배려와 맞닿아 있어 더욱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교토를 여행하면서 경험했던 사소한 디테일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하나, 지하상가 서점에서 발견한 '판매의 기술'

점심을 먹기 위해 교토역 밑에 자리 잡은 포르타(Porta)라는 지하상가에 가게 되었습니다. 익숙한 지하상가 풍경 속에서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교토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띈 곳은 쿠마자와(KUMAZAWA) 서점. 츠타야(TSUTAYA) 같은 감각적인 서점도, 마루젠(丸善) 같은 대형 서점도 아니었지만, 현지의 교토 시민들이 출퇴근길에 습관처럼 들르는 곳 같아서 한 번 들러 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기대와 달리 매장의 특별함이나 큐레이션의 독특함은 보이지 않았는데요. 딱 한 권, <BTS 바이블>이라는 책이 제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BTS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으로, 'BTS 입덕 교과서'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멤버별 소개부터 지금까지 출시된 음반들에 대한 설명이 모두 적혀 있었습니다. 한 아티스트를 다룬 참신한 기획물이라는 생각에, 이 책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지하상가 서점에서 발견한 BTS 바이블 ©생각노트

그런데 계산대에서 이 서점의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계산을 끝내자 직원이 갑자기 이 책을 포장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제가 따로 선물용이라고 말하지도 않았는데도요. 이 서점이 모든 책을 자사의 브랜드가 적힌 용지로 포장해준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면 이렇게 포장을 해준다. 자연스럽게 북 커버로 활용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바로 선물할 수도 있다. ©생각노트

예쁜 봉투에 담긴 책을 받아본 적은 간혹 있었지만, 북 커버 형태로 포장된 책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서점에서 북 커버가 씌워진 책을 받자마자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