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이 젠더 이슈에 예민한 이유

'젠더 이슈'에 대한 충돌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술자리에서 벌어진 남녀 간 폭행 사건이 온라인상 성 대결로 번진 이수역 폭행 사건*, 성별에 따른 사법처리 형평성 논란이 인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과 급진주의 커뮤니티 '워마드' 관련 논란** 등….

* 관련 기사: 남혐도 여혐도 아니다? '이수역 사건' 쌍방 폭행 결론 (경향신문, 2018.12.26)

** 관련 기사: 2018년 워마드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나? (파이낸셜뉴스, 2018.12.15)

 

그걸 지켜보는 기성세대는 대체 왜들 그렇게 싸우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사소한 상황에서도 예민한 것 같다며 밀레니얼 세대와 일하기 힘들다는 하소연도 한다. 사석에서 기성세대에게 받는 질문들은 크게 두 종류다.

  • 밀레니얼은 대체 왜 그렇게 예민하고 감정적인가요?
  • 자기 일도 아닌데 왜 굳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나요?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젠더 이슈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일부 기성 언론은 '예민사회', '프로불편러'와 같은 신조어를 들먹이며 이러한 현상을 우려한다. 이성적으로 대화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서로 비방만 하면 도움될 게 없다고 조언하는 칼럼도 일간지에 종종 실린다.

 

그런데 과연 밀레니얼 세대가 이성적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몰라서 이렇게 싸우는 걸까? 스브스뉴스팀에서 일하는 20대들만 봐도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들은 오히려 기성세대보다 소통과 의견 조율에 능하다. 밀레니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왜 싸우는가'가 아니라 '왜 유독 젠더 이슈를 놓고 싸우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핵심적인 혐오의 뿌리는 '디지털 성폭력 방치'에 있다고 본다. 예전부터 온라인 불법사이트에 성범죄를 미화한 음란물은 넘쳐났고,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는 갈수록 늘었지만 어른들의 대처는 안이했다. 나도 그 어른 중 하나였다.

 

2015년 스브스뉴스팀에서 한 인턴 학생이 소라넷*의 문제를 파헤치고 싶다고 발제했을 때, 그 실상을 처음 알았다. 충격적이었다. 여자친구에게 약을 먹여 집단 성범죄를 저지르며 촬영한 몰카는 소라넷에서 수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 인턴은 말했다.

*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던 불법 음란물 유통 사이트로, 2016년 폐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