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은 어디로 가야 할까?

시절에 따라, 시류에 민감하고 누구보다 빨리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동시대 사람들을 매혹하는 술들이 있었다. 몇 해 전에는 싱글 몰트위스키가 그랬고, 지금은 내추럴 와인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주조 스타일과 브랜드 이미지를 꾸준히 각색해온 전통주, 우리 술도 한 자리 차지한다. 정성 들인 재료로 잘 만든 우리 술들이 한층 명확하고 고급스럽고 개성 있는 정체성을 어필하며 매력적인 브랜드로서 각인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싱글 몰트위스키와 내추럴 와인의 주류 시장 내 판매 점유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처럼, 잘 만든 전통주 역시 판매량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전통주가 동시대적 가치를 켜켜이 입으며 발전하기 어려운 시대, 경제, 역사적 상황이 있었다. 그렇지만 힘겹게 여기까지 왔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술은 어디로 가야 할까?

  • EDITOR 이경진

이제야 정당한 경쟁 라인에 선 것

최근 "와우!" 했던 막걸리 두 종류가 있다. 남양주 봇뜰 양조장의 '봇뜰탁주'와 화요에서 설 명절 한정판으로 만든 '화요 프리미엄 생막걸리'다. 나만 몰랐지, 봇뜰 양조장 권옥련 대표는 꾸준히 술을 빚고 있었다. 유독 봇뜰탁주가 내 레이더에 들어온 것은 어디까지나 하얗고 깔끔한 디자인 덕분이다.

 

와인 바나 레스토랑에서 안면 있는 소믈리에와 와인을 고르다 흔하게 주고받는 농담이 있다.

고르기 힘들면 '병 맛'으로 골라볼까요?

병 맛. 우아한 농담은 되지 못하지만 병 맛도 분명 중요하다. 내추럴 와인의 인기에 구태를 벗어난 진취적이고 개성 있는 라벨 디자인이 명확히 한몫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