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리너가 찾는 베를린 호텔

지금 베를린의 '나나랜더'와 '밀레니얼'이 주목하는 호텔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베를린은 '오버 투어리즘'을 앓는 도시다. 호텔 투숙객으로 추산한 방문자만 연중 1천3백만 명에 이른다. 그러다 보니 이 도시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뉴 페이스는 당연히 호텔. 여전히 도시 곳곳 빈 땅이 많은 베를린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호텔이 들어선다.

 

그중 베를리너들이 하루쯤 머물고 싶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개 독일 혹은 유럽 출신의 독립 호텔 브랜드로, 단순히 겉모습이나 첨단 시설을 뽐내는 데 치중하지 않는 것이 이 호텔들의 공통점. 또한 이들은 도시의 역사와 그 지역의 문화,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게 해 지속 가능한 여행자가 되는 것을 돕는다. 

 

획일적인 대형 브랜드 대신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와 판단이 중요한 베를린의 '나나랜더'*, 환경과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밀레니얼'들에게 뜨거운 호평을 받는 이유다.

* 관련 기사: 나답게 살고 있나요 (디자인정글, 2019.3.15)

 

1. 헨리 호텔 베를린(Henri Hotels Berlin)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슨 감독이 부다페스트가 아닌 베를린에서 영화를 찍었다면 헨리 호텔을 선택했을 것이다. 헨리 호텔은 '레트로 감성'의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한다. 함부르크를 시작으로 베를린, 뒤셀도르프에 문을 열었다. 그중 베를린은 1890년에서 1918년 빌헬미나 시대에 타임머신을 맞춰놓았다.

©Henri Hotels Berlin

아치형 천장에 화려한 샹들리에를 드리운 로비, 빈티지한 전축에서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살롱, 사랑스러운 스테인드글라스와 오랜 세월이 담겨 있는 앤티크 가구까지. 20세기 초, 황금기를 맞은 베를린 샤를로텐부르크 성을 마주하는 기분이다.

 

가장 마음을 사로잡는 공간을 꼽자면 부엌이다. 타일과 목재, 대리석으로 꾸민 부엌은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최신식 설비를 갖췄다. 부엌에 비치된 빵이나 과일 등은 언제든 먹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작은 즐거움이다.

 

2. 서 자빙리(Sir Savig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