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의 감수성을 읽어내는 법
새로운 세대에게 맞는 신선한 서사와 독특한 형식의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는 tvN. 이 방송사가 걸어온 지난 10년간의 성장 과정에는 의미 있는 지점들이 있다.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 최장 시즌제라는 기록을 만든 <막돼먹은 영애씨>를 시작으로 2049세대 여성을 조준한 감성 로맨스 드라마가 탄탄하게 자리 잡은 것도 그중 하나다. 독특한 컨셉을 가진 실험적 드라마들 역시 대중을 파고들었다.
CJ ENM 산하 드라마 전문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 박준화 감독은 의미 있는 순간마다 자리를 지키며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 왔다. <막돼먹은 영애씨> 연출로 드라마를 시작한 그는 이후 <식샤를 합시다>, <싸우자 귀신아>, <이번 생은 처음이라>,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박준화 감독, 스튜디오드래곤
박경은(이하 생략): 처음 주목받기 시작한 작품이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였어요.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장의 시즌제 드라마잖아요. <막영애>는 어떻게 나오게 됐나요?
박준화(이하 생략): 2007년에 시작한 <막영애>는 무려 11년간 이어진 드라마예요. 저는 그중 7년 동안 연출을 했어요. 초창기 메인 연출은 정환석 감독이었고요. 시즌 1부터 4까지는 공동 연출을 했고, 시즌 5부터 11까지는 메인 연출을 했어요.
독특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어요
제작비가 적어서 톱스타는 쓸 수가 없고, 화려한 이야기를 할 수도 없으니 현실 속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었죠. 그러다 회의 시간에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 씨 이름이 나왔어요. '진짜 현실에 살고 있는 영애 씨?' 이거다 싶었죠.
주변에 보면 '영애'라는 이름이 많은데 대부분 평범한 소시민 '영애 씨'라는 게 기획의 출발이었죠. 그렇게 '노처녀' 영애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어요. 우리 사회에는 노처녀의 정서와 애환, 일하는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과 부당함이 있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했어요.
'막돼먹은'이라는 표현이 절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