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보다 궁금했던 사용자의 진짜 목소리

PD들은 대개 '관종(관심종자)'예요. 본인의 결과물이 주목받길 원하거든요. 그런데 TV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지 않는 이상, 시청자들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얻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데 디지털 콘텐츠는 좀 다르거든요. 바로 반응이 와요. 저는 그런 데서 희열을 느껴요. 그들의 반응에 귀 기울여 만드는 게 더 재미있어요.

레거시 미디어가 앞다퉈 혁신 실험에 나서고 있다. 방법과 형태는 각양각색이지만 그 바탕에는 '디지털', '뉴미디어'가 있다. JTBC의 독립 디지털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룰루랄라'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들이 어떤 답을 찾아야 할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와썹맨>은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실험과 시도를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다.

 

현재 JTBC콘텐트허브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책임 프로듀서로 콘텐츠 제작을 지휘하는 김학준 감독은 10년간 방송사에서 PD로 일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작법에 있어 상당한 내공을 쌓았다. 2008년 온미디어*에 입사한 그는 온게임넷에서 PD로서 경력을 시작해 CJ E&M 온스타일, 인사이트TV, tvN, 딩고 등을 거쳤다.

* 1995년 동양그룹이 개국한 투니버스가 모태이며, 2000년 '온미디어'로 출범했다. 2009년 CJ그룹에 편입되었고 2011년 CJ E&M(현 CJ ENM)으로 합병됐다.

김학준 CP, 스튜디오 룰루랄라

박경은(이하 생략): 언제부터 디지털 콘텐츠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기 시작했나요?

김학준(이하 생략): 2011년 즈음인 것 같아요. 온미디어가 CJ에 통합된 후, 뉴미디어 플랫폼을 살펴보면서 다양한 시도와 움직임이 시작됐거든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뉴스 기반의 유튜브 채널 '바이스'도 그때부터 봤으니까요.

 

본격적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 건 인사이트TV에서였어요. 그때 만들었던 게 <미스코리아 아임 메이>라는 콘텐츠였죠.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유튜브 버전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10분짜리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사용자들 사이에서만 이슈가 된 정도였죠.

 

조회 수를 높이려고 자극적인 콘텐츠도 약간 섞어서 단기간에 구독자 50만 명을 넘겼어요. 2013년 즈음이었을 거예요. CJ 내부에서 PD들이 모인 조직이었으니, 방송사가 만드는 디지털 콘텐츠의 초기 모델이었던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