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업계에 닥친 폭풍

해 질 무렵, 스모그 가득한 하늘 아래 중국 북동부 러스트 벨트 중심부에서 베이지색 작업복을 입은 선양공작기계(Shenyang Machine Tool) 직원들이 줄지어 회사 건물을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역 경제의 기둥 역할을 하는 국유 기업으로, 연이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 장면은 35년 역사 동안 매일 반복되었던 평범한 하루의 마무리처럼 보이지만, 직원들은 이제 회사의 전성기가 끝났다는 것을 안다. 중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중장비 수요를 끌어올렸던 제조 및 건설 호황이 사그라들고 있으며, 선양공작기계는 2013년 이후 2900만 위안~5300만 위안(한화 약 47억~86억 원)의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면 매년 손실을 기록했다.

ⓒChad Peltola/Unsplash이름은 숨긴 채 '공(Kong)'이라는 성만 밝힌 한 직원이 말했다. 그는 30년 동안 이 회사에 몸담았으며 지금은 애프터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회사에서 지난 10년 동안 개혁을 이야기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선반 기계를 사용하지 않아요. 우리는 시장에서 강제 퇴출당하고 있죠.

직원들은 회사가 성징은행(Bank of Shengjing)*으로부터 7800만 달러(한화 약 883억 원)의 대출을 받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손실에 허덕이는 회사와 지방 은행의 만남은 중국 경제의 핵심 리스크로 부상했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채 폭증으로 IMF 및 기타 감시 단체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다.

* 선양을 성도(省都)로 두고 있는 랴오닝성의 최대 대출기관

 

이 문제는 선양공작기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성징은행은 2014~2017년 중국 성 가운데 연평균 성장률이 가장 낮았던 랴오닝성 전체의 경제 리스크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출처: UBS / Jason Bedford ⓒFT선양공작기계 공장 단지 부근에는 그와 마찬가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몇 곳의 국유 산업체가 있다. 국가가 통제하는 언론매체인 경제일보(Economic Daily)에 따르면, 북방 중공업(Northern Heavy Industries), 선양 송풍기 그룹(Shenyang Blower Works)을 비롯한 업체들도 성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