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시대의 마케팅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7년 10월에 발간된 <맥락을 팔아라>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큐레이터가 책 귀퉁이에 메모했던 내용은 회색 박스로 표시했습니다.

일본 유통업계의 명물인 츠타야(Tsutaya) 서점은 '서점'이라는 단어에 갇히지 않는다. 책과 관련된 제품이 한 공간에서 적절하고 세련된 흐름을 갖추며 서점 이상의 공간으로 나아간다.

일본 도쿄 긴자식스(Ginzasix) 내 츠타야 서점 (2017년 7월 촬영) ⓒMADSOLAR / Shutterstock.com이 츠타야서점을 만든 컬쳐 컨비니언스 클럽의 CEO 마스다 무네아키(增田 宗昭)는 그의 저서인 <지적자본론>을 통해 소비사회의 변화를 3단계로 요약한다. 츠타야서점은 그가 말하는 변화와 관련이 있다.

 

첫 단계는 퍼스트 스테이지(1st Stage). 물건이 부족한 시대, 그래서 만들면 팔리는 시대다. 이 시대에는 상품 자체가 가치를 가진다. "최고의 맛과 정확한 양의 라면"(삼양라면)이라든가 "걸면 걸리는 핸드폰"(걸리버)까지 어떤 상품이든 용도만 충족하면 팔 수 있다.

 

다음은 세컨드 스테이지(2nd Stage). 상품이 넘쳐나 상품을 파는 장소, 즉 플랫폼이 중요한 시대다. 여전히 상품은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이제 어디에서 살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컴퓨터를 살 때 어떤 컴퓨터를 살지 고민하는 것만큼 어디서 살지가 큰 고민이 된 것이다. 용산 전자상가, 백화점, 하이마트 혹은 인터넷 사이트 등 각 플랫폼의 제공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플랫폼에 따라 가격, 소프트웨어나 주변기기의 구성, 애프터서비스, 판매처에 갖는 신뢰나 만족감까지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마지막으로 서드 스테이지(3rd Stage)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상품도 플랫폼도 넘쳐나는 시대다. 상품은 용도를 충족하는 정도를 넘어 매우 높은 수준에서 품질이 평준화되었다. 플랫폼도 그 자체로서의 차별성이 매우 적어졌다. 개인이나 소규모 업체가 상품을 온라인에 등록해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이 등장했을 때는 오프라인과 대비되는 강점이 선명했다. 오픈마켓이 등장한 후 우리는 오프라인 상점을 한곳에 모아놓은 것처럼 다양한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와 편리함은 우리가 오픈마켓을 택해야 할 뚜렷한 이유를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