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새기는 아마존의 경영 철학

아마존의 경영 철학에는 비단 온라인 쇼핑몰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면 누구나 반드시 마음속에 새겨두어야 할 내용이 녹아 있습니다. 베조스가 주주 서한에 해마다 첨부하는 1997년 편지에서 밝힌 경영 철학에 그 힌트가 있을 듯합니다. 지난 미팅에서도 나온 이야기일 텐데,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절대적으로 고객 중심주의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존의 '고객에 대한 집착'일 겁니다. 많은 국내 기업이 고객을 사랑한다고 말로는 외치고 있지만 아마존처럼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베조스가 사용한 집착이란 표현은 고객을 불편하게 할 만큼 과도한 관심을 보이는 스토커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고객이 사랑받는다고 느끼게 하려면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낀 고객은 그 사랑을 돌려주려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브랜드 전략 전문가인 케빈 켈러 교수는 이를 브랜드 공명(Brand Resonance)이라 했습니다. 브랜드와 고객이 시계추가 움직이듯이 끊임없이 사랑을 주고받는 것을 의미하죠. 프라임 회원이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제품의 99퍼센트를 아마존에서 사는 현상이 바로 이것입니다.

 

브랜드 공명을 달성하려면 고객의 가치 인식 구조를 분석해 경쟁사보다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가치=혜택/비용이라는 가치 함수를 떠올린다면, 분모에 있는 비용을 줄이고 분자에 있는 혜택을 키우는 전략을 생각해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우리 기업이 경쟁사보다 소비자의 각종 비용을 줄여주고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고 확답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설계해야겠죠.

 

최근 교보문고가 도서관형 서점으로 리모델링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대형 서점에 가보면 바닥에 앉아서 책을 읽는 고객이 적지 않았습니다.

 

물론 서점 입장에서는 책을 읽기만 하고 사지는 않는 사람이 많으면 당장 수익성이 악화된다고 우려하겠죠. 하지만 교보문고는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400여 석의 자리를 만들어 북카페처럼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재구성했습니다. 교보문고 허정도 대표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서점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책이 많은 게 아니라 책을 읽는 이들이 많은 것"이라고 했어요. 저는 이것이야말로 베조스가 말한 고객 집착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