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고충

Editor's Comment

블록체인을 기술적으로 설명한 리포트 자료와 간단히 설명한 핸드북까지. 블록체인을 설명하는 다양한 내용들이 있지만 광고와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로 알아야 할까요? '블록체인이 광고를 만났을 때 - 마케터가 알아야 할 블록체인 광고'의 세 번째 미리보기를 통해 인다해시(Indahash)를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례를 소개합니다. 이들 프로젝트들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기존 인터넷 광고시장과 향후 나올 다양한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본 리포트를 통해 앞으로 인터넷 광고/마케팅 시장에 일어날 변화와 기회를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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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단 이미지 ©ian dooley/Unsplash

2016년 게임회사 마케터로 근무할 당시, 광고주로서 모바일 게임 홍보를 위해 처음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집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개인이 방송을 할 수 있는 SNS 채널인 아프리카TV와 협력한 프로젝트였죠.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특별히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회사 차원에서 매출이 계속해서 잘 나오는 게임에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집행하라는 미션이 주어졌기에 진행한 것이었습니다.

 

평상시에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를 계속 모니터링해 왔다면 모르겠지만 첫 협업이었기에 어떤 BJ가 이 캠페인의 인플루언서로 적절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시간과 비용의 제한이 있는 저로서는 처음부터 전부 다 검토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아프리카TV 측의 추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생각보다 캠페인 집행 비용이 높았고 어떤 KPI를 설정하는 게 적절한지도 고민이 되었습니다.

 

고민 끝에 그 당시 캠페인의 목표를 특정 수준의 조회수 달성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인플루언서가 높은 조회수를 보장할 수 있었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규 가입자가 늘거나 매출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전환이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Carlos Muza/Unsplash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최근 2-3년 동안 급성장하고 있는 광고 마케팅 분야입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와 이들을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하는 브랜드를 연결하기 위해 MCN(multi-channel network)*과 에이전시, 콘텐츠 제작 서비스, 관련 플랫폼 등 전에 없던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 다중채널 네트워크로 1인 방송을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나타난 서비스 업체이다. 주로 1인 창작자가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면 MCN은 수익활동이나 마케팅을 관리한다.

 

미국 인플루언서 마케팅 에이전시인 미디어킥스(Mediakix)에 따르면, TV 시청 감소와 광고를 차단하는 '애드블록킹' 증가에 따른 광고 예산의 이동 등으로 인해 2020년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은 적게는 약 5조 원 규모에서 많게는 약 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관련 자료: The Influencer Marketing Industry Global Ad Spend (Mediakix, 2018.3.6)

 

그도 그럴 것이, 구글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검색해보면 유튜브나 트위치 비디오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서비스, 페이스북이나 스냅챗 소셜 캠페인을 CPI(cost per install*)로 진행할 수 있다는 서비스 등 다양한 인플루언서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모바일 광고 집행시 광고 상품인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기기 수에 따라 과금하는 방식.

 

특히 모바일 게임의 경우 인플루언서와 광고주 간의 매칭을 어느 정도 자동화하는 해외 플랫폼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매치메이드(Matchmade)와 같이 인플루언서의 콘텐츠와 오디언스 등을 분석해 광고주가 캠페인 내용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인플루언서 리스트를 추천해주는 알고리즘 기반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아직은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보다 주로 MCN과 에이전시가 중심이 되어 소속 인플루언서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형태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주로 이뤄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매칭이나 리포팅을 어느 정도 자동화한 플랫폼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이용률이 늘고 있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와 브랜드를 연결해 주는 마켓잇이나 모바일 게임 마케팅 분야의 Vcon.TV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인플루언서는 영향력을 기준으로 나누어집니다. 연예인이나 셀럽 등 수십, 수백만 명 이상의 팔로워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를 메가 인플루언서라고 하고, 인기 유튜버와 같이 수십만 명 정도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매크로 인플루언서라고 합니다. 또 수천 명 규모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들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그리고 수백 또는 수천 명의 팔로워를 가진 나노 인플루언서로 구분됩니다. 특히 애드픽과 같은 성과형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의 경우 인기 유튜버가 아닌 마이크로 혹은 나노 인플루언서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라 할 수 있습니다.

* 인플루언서가 브랜드가 요구하는 마케팅 콘텐츠를 자신의 SNS에 게시하고 그 성과(인스톨이나 조회수, 좋아요 수 등)에 따라 수익을 가져가도록 하는 플랫폼.

 

하지만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이제 막 급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고충(pain point)도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위에 설명한 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많은 분들이 실제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할 때 어려움을 겪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제품의 사용자 층과 동떨어진 인플루언서를 선정할 경우 비용만 낭비하게 되는 문제를 겪습니다. KPI를 어떻게 측정하는지의 문제도 발생합니다. 수많은 팬층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를 통해 상품 혹은 제품이 노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제 구매전환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가격 불안정성과 불투명성의 문제도 존재합니다. 얼마 전 해외 모바일 게임사들의 국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몇 차례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엔 광고주가 아닌 에이전시로서 진행한 캠페인이었죠. 많은 광고주들이 전환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성과형이 아닌, 스폰서 비용(고정 수수료)*을 지불하는 형태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진행될 때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는 투입 대비 효과에 대한 불안보다는 같은 인플루언서라도 에이전시마다 비용이 다를 수 있다는 가격의 불투명성과 인플루언서에 따라 천차만별인 가격 불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었습니다.

* 광고 성과에 관계없이 해당 인플루언서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 SNS 팔로워가 많고 널리 알려져 있어 영향력이 있는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경우, 비용이 몇 천만 원 대까지 상승한다.

글로벌 게임 컨퍼런스 '2017 포켓게이머 커넥츠 헬싱키'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세션에서 러시아의 모바일 광고 대행사 Zorka.Mobi의 Dmitry Liapin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고충을 설명하고 있다. ©박경아

한 광고주의 경우 직접 자신들이 원하는 인플루언서에 대해 저희 에이전시와 다른 글로벌 에이전시에 각각 가격을 확인해 본 뒤, 다른 글로벌 에이전시 측이 제시한 가격이 저희가 제시한 금액의 50% 수준이라며 저희를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광고주에게 제시한 가격은 해당 인플루언서가 속한 MCN에 직접 확인해 전달한 가격이었습니다. 광고주에게서 다른 에이전시가 제시한 가격에 대해 들은 후 해당 MCN에 다시 확인해보니 그 50% 수준의 금액이란 건 2-3년 전에나 가능한 가격이라고 답해왔습니다.

 

요즘엔 20-3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매크로 인플루언서의 경우도 캠페인 집행 비용이 몇 천만 원 수준으로 올라 네이버 메인 배너나 TV 광고에 맞먹는 수준의 비용을 지향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이런 가격 불투명성과 불안정성에 대한 광고주의 불안감 때문에 캠페인 집행 후 기대에 만족하지 못하는 일부 광고주가 비용을 지급하지 않으려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급증하고 있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을 목격하고 있는 마케터로서 여러 가지 고충들을 접하다보니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중요한 지점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광고주와 인플루언서 마케팅 업체 사이에 명확한 목표 설정과 커뮤니케이션, 믿을 만한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관련 기사: 인플루언서 마케팅 생태계 지도 (Mobiinside, 2017.5.2)

블록체인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어떻게 바꿀 수 있나?

최근 급성장하며 다양한 고충을 낳고 있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분야에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블록체인은 어떤 분야에서든 수많은 중개인의 존재로 불거지는 거래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을 없애고 효율적인 거래를 꾀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인플루언서 마케팅 산업에도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우선 인다해시(Indahash)가 있습니다. 인다해시는 전 세계 미국, 영국, 홍콩 등 70개국 이상의 지역에서 30만 명 이상의 인플루언서를 확보하여, 인스타그램을 이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지원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입니다. 인다해시는 인플루언서 산업의 토큰화를 지향하며 인다해시 코인인 IDH의 ICO를 진행했습니다.

기존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비즈니스에
토큰 이코노미를 결합해
인플루언서와 광고주, 팔로워가
토큰으로 관계를 이어나가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다해시의 캠페인 프로세스는 주로 다음과 같이 이루어집니다. 광고주는 인다해시 앱에 진행하고 싶은 캠페인의 내용을 올리고 타깃, 예산을 설정합니다. 인플루언서는 앱에서 광고주가 올린 캠페인 내용을 확인하고, 광고주에게 캠페인과 관련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사진과 간단한 포스팅 내용 등)를 제안합니다. 광고주가 이를 확정하면 인플루언서가 해당 콘텐츠를 자신의 인스타그램 채널에 포스팅합니다.

인다해시의 캠페인 집행 과정 ©Indahash

광고주는 CPM(cost per mile), CPV(cost per view), CPE(cost per engagement) 등 다양한 지불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팔로워가 300명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해 인플루언서로 활동할 수 있어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가입 장벽이 낮습니다. 주로 맥도날드나 다농, 아베다 등 주로 쇼핑 및 커머스 광고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인다해시 앱에서 버드와이저나 쁘띠플래닛(베이비 스킨케어 브랜드) 같은 몇몇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지역 대상 캠페인도 볼 수 있습니다.

* 모바일 광고 집행 시 광고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 다양한데, CPM의 경우 1000회 노출을 기준으로, CPV는 광고 시청 횟수 기준으로, CPE는 유저의 특정 실행을 기준으로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인다해시는 기존의 이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에 ERC20(Ethereum Request for Comment 20*) 기반의 인다해시 코인을 도입했습니다. 그들은 인다해시 코인으로 광고주와 인플루언서, 팔로워 사이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특히 토큰 이코노미에 참여함으로써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선순환을 꾀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유통할 수 있는 토큰의 표준

토큰을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어떤 모습일까요?

인다해시 코인은 인다해시 앱에서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우선 브랜드(광고주)는 현금뿐 아니라 인다해시 코인을 이용해서도 비용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인다해시 코인을 사용해 지불한다면 보너스 혜택을 받기도 합니다. 또 해당 분야의 트렌드 세터들에게 먼저 신제품을 알리고 싶은 브랜드들은 인다해시 코인을 사용할 경우 '페이 위드 페임(Pay with Fame)'이라는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페이 위드 페임을 통해 인플루언서 채널이 아닌 브랜드의 웹사이트에서 직접 인플루언서들로부터 신제품에 대한 리뷰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플루언서는 인다해시 코인으로 브랜드가 제공하는 신제품이나 한정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다해시 코인으로 캠페인 진행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는 경우, 종전 해외 송금의 불편함으로 인해 30일에서 최대 60일까지 걸리던 지급 기간을 당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인다해시 코인을 이용해 자신만의 고유 토큰을 만들어 팬들의 참여도에 따라 보상함으로써 팔로워와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도 있습니다.

 

해당 인플루언서의 인스타그램 채널을 팔로우하고 있는 팔로워도 인다해시 코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팔로워는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의 콘텐츠에 댓글 달기, 좋아요, 공유하기 등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인플루언서의 토큰으로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이 토큰은 해당 인플루언서가 소장하고 있는 선물을 사거나 해당 인플루언서의 팬미팅에 참석하는 등의 이벤트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다해시가 제시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토큰화라는 비전은 앞서 논의했던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고충들을 해결하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아쉬운 점이 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인다해시 역시 지난 5월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 인플루언서와 브랜드 간에 대금지급 문제를 해결한다는 컨셉을 내놓았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캠페인 KPI와 인플루언서가 마케터에게 제시한 콘텐츠 내용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분쟁 시 양쪽 당사자에게 서로가 동의했던 내용에 대한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됩니다. 또한, 조건이 이행될 때까지 대금지급을 유보하는 에스크로(escrow )기능을 가지고 있어 분쟁이 있을 경우 인다해시 모더레이터는 스마트 컨트랙트 내용에 따라 지급을 승인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다해시 이외의 블록체인 기반 인플루언서 마케팅 관련 추가 사례와 블록체인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고충을 해결하는 단서가 될지에 관한 분석은 최종 리포트에서 이어집니다.)

 

[블록체인이 광고를 만났을 때 - 마케터가 알아야 할 블록체인 광고]

 

블록체인의 핵심가치를 이해하고 블록체인 기반 최신 광고 프로젝트들을 분석해 봄으로써 머지않은 미래에 블록체인이 광고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상상해 보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