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넘어 모든 것을 파는 곳으로

미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 아마존은 전기나 수도와 같은 기본재에 가깝다. 없는 상품이 없고 최저가를 찾다 보면 늘 결론은 아마존이다. 넓디넓은 미국 내에서 어지간한 상품은 이틀 안에 배송된다. 온라인 쇼핑 고객으로서는 이런 아마존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아마존을 멀리서 보면 한국의 대형 온라인 쇼핑 사이트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아마존을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로 보는 건 수면 위에 뜬 빙산의 일부분만 보는 것과 같다. ShopTalk 2018에서 발표에 나섰던 여러 컨설팅 회사, 리테일 업체, 솔루션 업체 등이 지금은 "아마존의 시대"라는 말을 써가며 앞으로 업계가 나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자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Shoptalk 2018의 아마존 세션 ©김수영

아마존은 1995년 제프 베조스(Jeff Bezos)에 의해 온라인 도서 판매 사이트로 출발했다. 창업 당시의 비전은 인터넷과 최신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책을 구매하는 일을 최대한 빠르고, 쉽고, 편리하게 변화시키는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닷컴 버블 시기를 거치는 동안 베조스는 취급하는 책과 고객 규모를 확장하며 물류관리와 배송에 자신감을 얻었다. 1999년부터 아마존은 책뿐만 아니라 CD, DVD, 소형 가전 등 생활용품으로 그 영역을 점차 확대하기 시작했다. 꾸준히 확보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2000년부터 마켓플레이스 모델을 통한 플랫폼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쳤다.

 

아마존은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으로 자체적으로 모든 상품을 구비하는 대신, 외부 판매자(third-party seller)를 끌어들여 취급 상품수를 급속히 늘렸다. 이는 미국의 리테일 업체 중 가장 많은 상품수를 갖추는 기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