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도시 

오로빌은 계획도시입니다. 미래를 실험하는 도시입니다. 오로빌은 유네스코의 지지를 받아 매년 외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습니다. 오로빌의 모든 유닛과 프로젝트는 기부금을 필요로 합니다. 오로빌이 자급자족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오로빌은 인구가 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오로빌에서 자립하는 데 금전적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자녀가 있다면 자립은 더 힘들어집니다. 오로빌은 현금 없는 사회를 꿈꾸지만 정작 외부의 도움에 의지합니다.

 

주거난을 겪지만 고급 아파트를 짓는, 달갑지 않은 행보를 보이기도 합니다. 오로빌 주변에는 중국 부자들이 투자한 호텔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비싸고 실속 없는 식당도 들어섭니다. 오로빌을 방문하는 인도인 관광객과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관광버스와 차가 많아져, 오로빌은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이들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오로빌 사람들의 교통수단은 대부분 휘발유로 달리는 오토바이입니다. 배터리 수명이 2년인 전기 오토바이가 있지만 그 때마다 한 번 씩 큰돈이 들어가기에 선뜻 구매하지 못합니다. 자전거를 타기엔 너무 날씨가 덥고, 빨리 지칩니다.

 

다른 사람과의 갈등으로 오로빌을 떠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로빌에서 이루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면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오로빌 유닛들은 경력자를 선호합니다. 신입을 숙련자로 키우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반복하는 단순 노동이나 힘든 일에는 인도인 노동자를 고용합니다.

 

그 밖에 빌리지(오로빌 주변 지역)와 오로빌의 갈등도 존재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가끔 쉬쉬하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을 뿐 어딘가 곪고 있는 문제가 더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닮고 싶은 삶의 모양을 만들어 나가는 오로빌의 여정은 쉽게 흉내 낼 수 없습니다. 완벽에 가까워지려는 노력, 타협하지 않고 정진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했던 경험은 평생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마더가 남긴 말이 크게 와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