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 지나, 오로빌을 이야기하는 이유

사람들이 오로빌은 어떤 곳이냐고 질문합니다. 오로빌은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곳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많은 이야기를 일일이 설명하기도 힘이 듭니다. "하하, 공동체 마을이에요."가 최선의 답변이었습니다. 하지만 또 짧게 대답하고 말기엔 오로빌에서 보낸 1년은 제 삶의 작은 부분들까지 변화시킬 만큼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매 순간을 열심히 살았던 시간입니다.

마트리만디르 ⓒ김지수

오로빌에서 살아보기로 결심한 당시, 저는 영어도 잘 하지 못했고 고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수능도 보지 않았고 대학에 갈 생각도 없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가 어떻게 살고 싶어 하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내가 살고 싶어 하는 삶의 모습은 대체 뭘까? 어떤 삶을 살고 싶을까?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은 수능, 대학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나에겐 롤모델이 없다' 이 두 가지를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미래의 제 모습을 상상하거나 정해놓진 않았지만, 오로빌은 제가 원하는 삶의 모습과 롤모델을 만난 곳입니다. 지금 여기 '나'로 살게 도와주고,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세상에서 일상을 잘 챙기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법을 배운 고마운 장소입니다.

어쩌다 오로빌에 가게 되었나

사실 오로빌에서 살아보기로 결정하기 전, 두어 번 오로빌에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2009년에 처음 이 곳을 방문했습니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꼬맹이 시절, 대안학교를 통해 인도와 네팔을 9개월 동안 여행하며 오로빌에 처음 가게 되었습니다. 카포에라와 탈춤을 열심히 배우고 맛있는 빵과 팔뚝만 한 바나나를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두 번째 방문은 2014년이었습니다. 처음 오로빌에 가게 되었을 때와 같은 대안학교를 통해 다시 오로빌을 가게 되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세상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있다니. 그래도 먹고살 수 있는 세상이 있다니.

 

2년이 지나, 오로빌을 이야기하는 이유

사람들이 오로빌은 어떤 곳이냐고 질문합니다. 오로빌은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곳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많은 이야기를 일일이 설명하기도 힘이 듭니다. "하하, 공동체 마을이에요."가 최선의 답변이었습니다. 하지만 또 짧게 대답하고 말기엔 오로빌에서 보낸 1년은 제 삶의 작은 부분들까지 변화시킬 만큼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매 순간을 열심히 살았던 시간입니다.

마트리만디르 ⓒ김지수

오로빌에서 살아보기로 결심한 당시, 저는 영어도 잘 하지 못했고 고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수능도 보지 않았고 대학에 갈 생각도 없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가 어떻게 살고 싶어 하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내가 살고 싶어 하는 삶의 모습은 대체 뭘까? 어떤 삶을 살고 싶을까?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은 수능, 대학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나에겐 롤모델이 없다' 이 두 가지를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미래의 제 모습을 상상하거나 정해놓진 않았지만, 오로빌은 제가 원하는 삶의 모습과 롤모델을 만난 곳입니다. 지금 여기 '나'로 살게 도와주고,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세상에서 일상을 잘 챙기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법을 배운 고마운 장소입니다.

어쩌다 오로빌에 가게 되었나

사실 오로빌에서 살아보기로 결정하기 전, 두어 번 오로빌에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2009년에 처음 이 곳을 방문했습니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꼬맹이 시절, 대안학교를 통해 인도와 네팔을 9개월 동안 여행하며 오로빌에 처음 가게 되었습니다. 카포에라와 탈춤을 열심히 배우고 맛있는 빵과 팔뚝만 한 바나나를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두 번째 방문은 2014년이었습니다. 처음 오로빌에 가게 되었을 때와 같은 대안학교를 통해 다시 오로빌을 가게 되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세상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있다니. 그래도 먹고살 수 있는 세상이 있다니.

 

저는 하기 싫은 일을 하고 버텨내야 돈이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사회는 그렇게 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생각하고 투덜거리기만 했습니다. 오로빌에 다녀와 후회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과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살고 싶은 대로, 꿈꾸는 대로 사는 사람들이 사는 사회는 어떨까? 오로빌에 대체 뭐가 있길래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걸까? 오로빌에서 내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해 볼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2015년 3월, 저는 배낭 하나를 메고 오로빌에 도착했습니다.

 

그 후 1년 동안 제 삶에 보장된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대학에 가라고 하셨습니다. 어른들은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 선택을 말렸지요. '왜들 이래. 이런 삶도 있고 저런 삶도 있는 거지'라며 아닌 척했지만, 속으론 뒤처지는 건 아닌가, 후회하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오로빌에서 보란 듯이 잘 살자는 다짐, 당당하고 자유롭게 지내야 한다는 불안한 마음, 그리고 부담감과 함께 오로빌로 떠났습니다.

오로빌의 반얀트리 ⓒ김지수

막상 살기 시작하니, 다행스럽게도 저의 바람대로 잘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어깨 가득 들어있던 긴장감을 버리고, 당당하고 자유롭게 사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매 순간에 충실하며 재미있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매 순간마다
'나'로 있는 것,
어렵지 않았습니다

해보니,
참 좋더라고요
첫 시작은 이러합니다. 매번 똑같이 받아먹던 급식과 엄마가 차려주는 밥 대신,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스스로 준비하고, 선택해 먹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 재료는 어디서 왔는지, 누가, 어디서 어떻게 길렀는지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환영과 복을 기원하는 꼴람 ⓒ김지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좋은 먹거리를 길러내는 건강한 땅으로 이어졌습니다. 생명력 있는 땅에 대한 관심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들에게 옮겨 갔습니다. 풀과 나무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나무를 보니 숲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고 가는 새들과 서식지의 중요함을 알게 되니, 쓰레기 문제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습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에너지 문제, 기후변화로 옮겨갔습니다. 그리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앞의 내용은 오로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고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로빌에서는 생각에서 끝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지체 없이 해결책을 찾고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고민들이 삶 속으로 들어왔지요. 그건 분명 오로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삶의 방향이 필요한 저에게 오로빌은 나침반이 되어 주었습니다. 오로빌은 휴식이 필요한 이에겐 잘 쉴 수 있는 곳, 배움을 갈망하는 사람에겐 깊이 있는 공부가 가능한 환경이 되어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