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대신 탄소발자국

OIW의 메인 이벤트였던 '커팅 에지 페스티벌'이 열린 날, 행사장인 오슬로 사이언스 파크의 구내식당에는 칼로리 대신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 표시돼 있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나타낸 것이다. 음식의 무게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샐러드바라서 잔반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내 몸에 얼마나 좋은지 보다 지구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강조하는 게 신선했다.

* 인간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양을 표시하는 방법. 이곳에서 일상생활에서 주로 배출하는 탄소발자국의 양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OIW의 화두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었다. 21세기 인간의 생활방식이 과연 지속가능한 것일까. 기술로 인류는 물론 지구 환경도 더 이롭게 할 수 있을까. OIW에서 만난 윤리적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한다.

공장식 축산의 대안 '미트 경작'

AI 때문에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숱하게 살처분하고, 구제역 때문에 소와 돼지를 땅에 묻는다. 인간의 식탁에 올라 생을 다하는 것도 그리 좋은 축생은 아니겠지만 저런 식으로 떼죽음을 당하는 동물들을 볼 때마다 채식주의자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물론 나는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 그 결심은 오래가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공장식 축산과 밀집 사육 등 인간이 동물을 대량생산하는 비윤리적 방식에 거부감을 느껴 채식주의자가 된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조금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땅에서 풀어 키운' 닭이 낳은 비싼 달걀을 샀더니 농약에 오염된 땅 때문에 제초제 성분이 검출되는 현실. 그것이 오랫동안 효율성만을 목표로 이 땅을 경작해온 인간사회가 맞닥뜨린 한계다.

 

고기는 먹고 싶지만 양심에 거리낌이 없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모사 미트(Mosa Meat)는 실험실에서 그 방법을 찾았다. 피터 베스트레이트(Peter Verstrate) 모사 미트 CEO는 커팅 에지 페스티벌에서 '미트 경작'을 주제로 강연했다.

피터 베스트레이트, 모사 미트 CEO

Peter Verstrate, CEO of Mosa Meat (©Christian T Joergensen/EUP-Berlin)

2013년 런던에서 세계 최초의 실험용 버거가 그릴에 장착됐다. 마스트리히트 대학의 마크 포스트 교수팀이 실험실에서 소의 세포로부터 배양한 부드러운 근육 조직 1만 개로 만든 고기 패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