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배우고 왔습니다

생각노트 생각노트 외 1명
도쿄에서 배우고 왔습니다

왜 여전히 일본에 주목해야 할까?

Editor's Comment 

도쿄로 여행을 떠나면 한 번쯤은 도쿄의 핫플레이스에 들르게 됩니다. 혹시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가보긴 했는데, 어떤 점이 좋은 것인지 느낌으로만 알고 돌아온 적은 없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도쿄의 디테일을 관찰하며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가득 담아온 생각노트와 함께 새로운 도쿄의 얼굴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도쿄의 디테일-고객을 위한 한 끗 차이에 주목하다'의 첫 번째 미리보기를 통해 생각노트가 '고객을 위한 한 끗 차이'를 처음 경험하게 된 순간을 소개합니다.

전문이 실린 리포트는 2월 9일(금) 오후 5시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가기]

2년 동안 총 4번. 제가 이번 여행까지 포함해 일본에 다녀온 횟수입니다. 젊거나 싱글일 때, 혼자서라도 멀리 있는 나라를 가보는 게 좋다고들 하지만, 저는 항상 휴가지로 일본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에는 오사카를 갔고, 그다음으로는 후쿠오카, 세 번째로는 오키나와를 갔습니다.

일본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여행하며 접했던
'사소한 디테일' 때문이었습니다

일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습니다. 바로 편의점 음식. 많은 사람의 추천에 힘입어 저는 처음으로 일본 편의점에 가보았습니다. 듣던 대로, 일본 편의점은 '신세계'였습니다.

 

즉석 어묵부터 시작해서 군고구마, 그리고 다양한 도시락까지(어쩌다 보니, 다 먹는 거네요) 없는 것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다양한 제품들이 갖춰져 있었습니다. 한참 동안 무엇을 살지 고민하다가 도시락 하나를 골랐고, 숙소로 가지고 와서 도시락을 뜯어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편의점 직원이 도시락과 함께 담아주던 일회용 팩이 제 눈에 띄었습니다. 한국의 편의점 도시락을 떠올리며 젓가락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일회용 숟가락도 함께 들어있었습니다. 거기서 끝인 줄 알았지만, 비닐봉지 안을 살펴보다 한 가지를 더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일회용 물티슈와 이쑤시개까지 함께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문화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본 편의점은 식사 중인 소비자만 생각하지 않고, 식사 전후의 소비자까지 생각했으니까요. 식사하기 전에는 손님들이 손을 닦을 수 있도록 물티슈를 넣었고, 식사하고 나서는 입안의 찝찝함을 남기지 않도록 이쑤시개를 넣어줬던 겁니다.

 

한국 편의점들도 일본 편의점과 비슷한 종류의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고객을 배려한 디테일은 없었습니다. 2년 전 경험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국 편의점에서는 쉽게 살펴보기 힘든 아이디어입니다.

여기서 저는 처음으로
일본의 디테일에 반하게 되었습니다

디테일에 반한 또 다른 순간

일본의 디테일에 반한 또 한 번의 순간은 머지않아 다시 찾아왔습니다. 3박 4일의 여행을 마치고 시내에서 공항으로 돌아갈 때였습니다. 일본에서 발견한 신기하고 참신한 아이템들을 사 들고 가다 보니 캐리어가 터질 만큼 부풀게 되었습니다. 일본 여행을 다녀오신 분이라면, 격하게 공감하실 겁니다. 당연히 캐리어 무게도 많이 나갔죠.

 

저는 한껏 부푼 캐리어와 함께 횡단보도 앞에 섰습니다. 초록불 신호가 켜진 후, 끙끙거리며 캐리어를 끌던 저는 느지막이 횡단보도를 반쯤 건너고 있었습니다. '다 못 건너가면 어쩌지'라는 생각으로 오직 신호등만 쳐다보며 무한 질주하고 있을 때, 맞은편 사람이 신호등 근처의 무언가를 누르는 것이 보였습니다.


당시에는 그게 무엇인지 몰랐으나, 꺼질 듯 보였던 초록불은 이상하게 계속 깜빡였고 덕분에 저는 무사히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건너편 사람이 눌렀던 것은
'초록불 신호 연장 버튼'이었습니다

이 버튼은 걸음이 느린 어르신이나 짐이 많은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중앙에 갇히는 사태를 막고, 차량으로부터 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배려'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경우를 종종 목격하지만, 일상에서 초록불 연장 장치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2017년 5월에서야 군포시가 전국 최초로 이 제도를 도입해 버튼을 설치*했으니까요. 걸음이 불편한 사람이나 빨리 움직이기 힘든 노인은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차에서 울리는 경적 소리를 온몸으로 맞으며 길을 건너곤 합니다. 신호등과 횡단보도라는 시스템은 어디서든 동일하게 존재하지만, 작은 포인트에서 큰 차이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저는 일본의 현장에서 느꼈습니다.

* 관련 기사: 군포시 전국 최초 '교통약자 안전보행 버튼' (아주경제, 2017.5.11)

 

또 다른 경험도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떠난 오키나와 여행에서 맛있게 식사를 한 뒤, 입가심을 위해 편의점으로 들어가 모두 껌을 사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저희는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일리톨과 같은 모양을 한 일본 자일리톨 껌 한 통을 사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늘 보아온 익숙한 껌을 기대하며 통을 열었습니다. 그때 친구들 사이에서 이런 반응이 나왔습니다. "와 대박이다!"

껌이 들어 있는 통 안에
'껌을 버릴 수 있는 종이'도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껌을 버릴 때 이 종이를 활용하세요'와 같은 메시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종이'였습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이 종이의 목적은 껌을 버릴 때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통에 들어있던 껌이 많아서였는지, 종이도 매우 넉넉하게 들어 있었습니다. 하나씩 쉽게 뜯어내면서 사용하도록 접착 메모지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종이 사이즈 역시 껌 하나를 씹은 뒤 감싸서 버릴 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죠.

자일리톨 껌 통 안에 함께 들어 있던 종이 ©생각노트

이후 알아본 바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에서 판매되는 코팅형 껌의 경우(즉, 종이로 개별 포장된 껌이 아닌 경우)에는 전부 껌 종이를 함께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때 껌 종이 역시 판매하는 껌의 개수에 비례해 들어 있습니다.

 

'껌 종이'는 이미 일본에서 보편화된 아이템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디테일이었습니다. 함께 여행했던 친구들도 모두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이처럼 일본은
한 발 더 나간 배려와 디테일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사례들을 둘러보고 한번 시도해보는 것만으로도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여전히 우리가 일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일본 특유의 문화,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

얼마 전, <오모테나시, 접객의 비밀>이라는 책으로 출간되기도 하며 화제를 몰고 온 일본만의 특수한 문화가 있습니다. 바로 '오모테나시'라는 문화인데요. 이 책에 따르면 오모테나시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신(神)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최대한 표현하는 것

2. 손님에 대한 환대

3. 손님에 대한 고치소오(ごちそう)*

4. 온 마음을 다하여 손님을 맞이하는 것

* 손님을 향응함, 또는 그 대접을 가리키는 일본어

 

이 사전적 정의를 해석해보면, 기본적으로 신과 손님이 '서로 같다'는 철학이 깔려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모테나시는 손님을 신처럼 대우하며, 손님이 처한 환경과 태도까지 고려하여 온 정성을 쏟는다는 일본의 대표적인 접객 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모테나시는 상대방에 대한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친절을 베푸는 상대를 미리 헤아려 마음 씀씀이를 행하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받아들일 만한 환경과 상황까지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 이해된다.

- 최한우, <오모테나시, 접객의 비밀> 21페이지

일본은 이런 고유한 문화적 특성 덕분에 사회와 서비스 곳곳에 고객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장치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런 사례들이 꽤 많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본 여행 리뷰나 가이드북에서는 이러한 디테일이 담긴 사례들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물론, 각자의 관점과 역할이 있다 보니 사소한 디테일은 부가적인 정보로 치부되어 다뤄지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고객을 향한 사소한 디테일이 살아 있는 사례를 기록하고, 보다 많은 사람에게 그 기록이 공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곳곳에서도 이런 사례가 생겨나 고객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는 비즈니스가 늘어나면 좋겠다는 희망도 가졌습니다. 그래서, '도쿄의 디테일'을 들여다보는 리포트를 발행해 보고자 합니다.

디테일에 생각과 아이디어를 더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메모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 메모해두지 않으면 잘 잊어버리기도 하고, 나중에 글을 쓰거나 아이데이션(ideation)*할 때 '소스'가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아이디어 생산을 위한 활동 혹은 아이디어 생산 자체를 뜻하는 용어

 

제가 메모하는 기준은 딱 3가지입니다.

 

1. 기존에 보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나 디테일을 목격했을 때

2. 그걸 기반으로 떠올려본 영감이나 아이디어

3. 누군가와 공유했을 때, 정보 가치가 생길 수 있는 것

 

'도쿄의 디테일' 리포트에는 메모 앱에 적었던 1번의 사례들뿐만 아니라, 2번에 적은 영감과 아이디어들도 함께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각각의 사례가 업(業)에 적용되면 어떻게 보일지, 다양한 방향에 비추어볼 때 어떤 시도가 가능할지와 같은 '가정'에 기반해 제 나름대로 그려본 상상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비록 제가 일본에 통달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젊은 마케터이자 기획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일본의 모습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열정을 핑계 삼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열심히 모아본 디테일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제가 운영 중인 생각노트 블로그에서 지금까지 다뤄왔던 글과 같이, 저만의 인사이트가 담긴 주관적인 해설을 담고자 합니다.

저만의 상상화를 통해
비즈니스에 바로 접목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도쿄의 디테일' 리포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도쿄의 디테일 - 고객을 위한 한 끗 차이에 주목하다]

 

의미 있지만 지나치기 쉬운 브랜드와 트렌드를 찾아 분석하는 글을 써온 '생각노트'가 도쿄에서 만난 디테일을 공개합니다. 고객을 위한 한 끗 차이를 만들어낸 사례에 대한 단순한 감상이나 정보 전달이 아닌, 일과 서비스에 실제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녹여내고자 합니다. 새로운 관점을 갖는 일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생각노트
생각노트

IT회사에 입사해 마케터로 일하면서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최근에는 커리어를 전환해 서비스 기획자 및 운영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생각노트는 2016년 5월, 흘러가고 잊혀지는 여러 생각들을 부여잡기 위해 시작한 개인 블로그입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브랜드와 트렌드 이야기를 약 1만 명의 구독자분들과 함께 나누고 있으며, '왜'와 '어떻게'에 집중하며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박혜강
박혜강 에디터

법학과를 졸업했으나 읽을거리와 관련된 일을 쭉 해왔고 앞으로도 할 예정입니다. 질문의 힘을 믿으며, 진심이 담긴 문장에 끌립니다. 호기심 가득한 산책자의 시선으로 글과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