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빌, 어떤 마을인가요?

Editor's Comment 

대안적 삶의 방식이 궁금하시다면 오로빌과 만나보세요. 2018년 2월 28일, 50주년을 맞이하는 오로빌은 이상적인 삶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주거, 생태, 경제 공동체입니다. 김지수 저자가 오로빌에서 약 1년 간 살면서 직접 듣고, 보고, 경험하고, 배웠습니다. '오로빌, 제가 살아보았습니다'의 첫 번째 미리보기를 통해 오로빌이 어떤 공동체인지, 오로빌 사람들이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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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단 이미지 ©Marco Saroldi

인도 남부지역 폰디체리에서 10km가량 떨어진 코로만델 해안 인근에 위치한 오로빌(Auroville)은 '이상적인 인간의 삶'을 실현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입니다.

 

오로빌이 처음부터 살기 좋은 동네는 아니었습니다. 황무지 사막이었던 척박한 땅에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들은 물을 옮겨 땅을 가꾸고 나무를 심어 숲으로 키워냈습니다. 풀 한 포기 살아남기 힘든 황무지를 49개국에서 온 2,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는 숲으로 가꾸었습니다.

오로빌 전경 ©Auroville-Learning

지난 50년간 오로빌에 모인 사람들은 이상적인 삶을 향해 천천히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다가갔습니다. 대체 누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움직였을까요? 그 중심에는 설립자 미라 알파사(Mira alfassa, 이하 마더)와 인도 철학자인 스리 오로빈도(Sri Aurobindo)가 있습니다.마더는 오로빌의 미래를 꿈꾸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 미래란 어떤 것인지 '꿈: 이상적인 미래를 그리며'를 쓰고 사람들과 공유했습니다.

어떤 나라도 영유권을 주장하지 못하는 곳이 지구 상 어딘가에 있어야 합니다. 시험에 합격하고 자격증과 지위를 얻기 위함이 아닌, 자신의 재능을 가꾸어 새로운 재능을 일구어내기 위한 교육을 이루고자 합니다. 그림, 조각, 음악, 문학 등 모든 예술적 아름다움을 모두가 평등하게 누리고자 합니다. 즐거움을 누릴 기회는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아니라 오직 개인이 즐길 수 있는 만큼 한정됩니다. 이곳에서 돈은 더 이상 '군주'가 아닙니다. '사회적 지위'나 '부' 보다 '개인'이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마더의 꿈, 공감하시나요?
그럼 망설이지 말고
오로빌로 가보세요

* 오로빌의 현재 모습 ©Manoharf

 

마더의 정신적 협력자, 인도의 철학자이자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구루였던 스리 오로빈도(Sri Aurobindo)는 투옥생활 중 인도의 식민지 상황과 자신의 상황을 보며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인도 독립 후, 완벽한 사회를 바라며 '다섯 가지 꿈(Five Dreams)'을 제시합니다. 스리 오로빈도는 다섯 가지 꿈을 통해 완벽한 미래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오로빌을 설립하는 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 더욱 빛나고 고귀하며
공정한 삶의 외적 토대를 이루는 세계 연합 (...)

- 스리 오로빈도 '다섯 가지 꿈' 중

오로빌의 시작

1930년대 초, 마더와 오로빈도는 오로빌 공동체를 구상했습니다. 그리고 약 30년이 지난 1968년 2월 28일, 오로빌은 공동체의 시작을 전 세계에 공식적으로 선언합니다. 이 창립행사에는 전 세계의 124개국이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한국도 참여했습니다.)

 

오로빌은 '인류 통합의 장'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마더가 자필로 적은 <오로빌 헌장(The Auroville Chapter)>과 각 국가의 대표자들이 가져온 흙을 'UNR'*에 담았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함께 모은 힘과 그 날의 약속을 의미합니다.

* 마트리만디르(Matrimandir) 광장 중앙에 위치한, 연꽃 모양을 상징하는 대리석 함

 

<오로빌 헌장>은 오로빌의 정체성을 명확히 명시합니다.

  • 오로빌은 특정한 누구에게도 속해있지 않습니다.
  • 오로빌은 끊임없이 진보하며, 끝나지 않는 배움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 오로빌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 오로빌은 인류통합을 위해 살아있는 정신적, 물질적인 실험의 장이 될 것입니다.

오로빌 시작 선언과 함께, 인도 정부는 유네스코(UNESCO)에 오로빌의 존재를 정식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인류평화에 기여하려는 유네스코의 이상과 오로빌의 정체성이 동일선상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리 오로빈도가 인도에서 매우 존경받는 철학자이기 때문에 인도 정부는 적극적으로 행동했습니다.

 

유네스코가 오로빌의 정체성에 동의했기 때문일까요? 유네스코는 오로빌 프로젝트를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지난 50년간 4차례에 걸쳐 꾸준히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1993년 유네스코의 C.L.Sharma는 이렇게 말합니다.

유네스코는 오로빌을 그냥 흥미롭게 바라만 보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감사를 표합니다. 우리는 오로빌의 실험이 진심으로 성공하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전 세계의 많은 문제들은 서로 간의 '이해'가 부족해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1988년, 인도 정부는 오로빌의 실험을 지지하며, 오로빌에 어떤 요구도 하지 않고 자치권을 부여합니다.

누가 살고 있을까?

오로빌에는 2018년 1월 기준, 54개국에서 온 2,814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중 한국인은 35명입니다. 남성 인구는 1,413명, 여성인구는 1,401명, 18세 이하 인구는 687명이 거주합니다.

 

오로빌에 위치한 121개의 유닛(Unit)*에서 커뮤니티와 사회 변화, 문화와 예술, 교육과 연구, 건강, 자연환경, 서비스와 제조, 기술 분야의 실험이 이루어집니다. 2,500명의 사람들이 121개의 다양한 유닛에서 수천 개의 실험을 이끌어 가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오로빌 인근에 거주하는 인도인과 전 세계에서 온 수십만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합니다.

* 오로빌 내에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 회사와 기관

오로빌 사람들이 흙집을 짓고 있다. &#169;Marco Saroldi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실험

저는 '오로빌 컨설팅(Auroville Consulting)'이라는 유닛에서 근무하며 오로빌의 주요 프로젝트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오로빌 컨설팅은 재생에너지 기술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유닛과 기술력을 인도 정부나 민간 프로젝트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모아 통계자료를 만듭니다. 저는 오로빌 컨설팅을 통해 태양에너지, 수력발전, 풍력발전 같은 재생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나 공부하고 자료를 정리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사용하는 기술을 접했습니다.

 

오로빌 컨설팅의 프로젝트 AGP(Auroville Grenn practice)에서는 학생들과 전문가들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참가자들은 오로빌의 건축, 공예, 기술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실습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 실험해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워크숍의 코디네이터로 일하며 전 과정을 지켜보았고, 워크숍 종료 후에도 프로젝트의 상황을 참가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Auroville Retreat을 통해 배운 ATB(Awarness Through the Body) (사진: 김지수 제공)

오로빌 컨설팅의 또 다른 프로젝트인 Auroville Retreat에서는 휴식과 명상, 치유 전문가들과 프로젝트에 관심 있는 개인과 단체를 연결해 줍니다. 직접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문의를 하기도 하지만, 50명-100명 규모의 회사 워크숍의 경우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일정을 조율합니다. 프로그램을 추천하기에 앞서 어떤 프로그램인지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 경우, 제가 직접 배우러 다녀왔습니다. 참고로 저는 Auroville Retreat을 통해 ATB*를 배웠습니다.

* Awareness Through the Body. 명상법 중 하나로,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자기 몸의 변화를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인식하면서 나 자신과 내면의 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몸과 정신을 깨우는 활동

저는 함께 연대하며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이번 리포트를 통해 오로빌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지, 인종, 국가 등의 다름을 넘어 인류 전체의 화합이라는 이상을 향해 어떤 방법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오로빌, 제가 살아보았습니다]

 

김지수 저자가 주거, 생태, 경제 공동체 오로빌(Auroville)에서 약 1년을 살면서 직접 경험한 이야기와 느낀 점을 정리합니다. 오로빌이 어떤 곳인지 궁금한 분도, 오로빌에 갈까 말까 고민하는 분도, 오로빌에 가고 싶은 분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가득 담겠습니다.